'PF부실 정리' 오케이‧신한‧한투캐피탈 충당금 부담↑
브릿지론 비중 높을수록 충당금 적립 확대…OK 72%‧신한 54%‧한투 42%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0일 18시 2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권 전반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충당금을 충실히 쌓으라고 압박하면서 최근 수년 사이 부동산PF 대출자산을 빠르게 불린 캐피탈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만 부동산PF 대출자산의 양적, 질적 수준에 따라 충당금 적립 부담에도 캐피탈사별 격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2023년 말 결산 시 부동산PF 부실 관련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으라고 요구하면서 캐피탈사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2월 진행 예정인 2023년 말 결산 검사에서 금융사의 PF 부실 대비 충당금 적립 적정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금감원이 부실 부동산PF 사업장 본격 정리에 앞서 금융권 전반의 손실 흡수능력을 키우기 위해 충당금 확대를 주문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캐피탈사로서는 충당금 확대에 따른 수익성 악화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충당금은 채권 미회수로 발생할 손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인데 비용으로 처리돼 규모가 커질수록 금융사 수익성이 악화한다.


금감원은 앞서 25일 저축은행과 캐피탈,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 임원들을 불러 '부동산PF 리스크 점검 회의'를 열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본PF 전환이 안 되는 브릿지론에 대해서는 결산 시 예상 손실 100%로 인식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본PF로 전환된 사업장도 공사가 지연되거나 분양률이 낮다면 과거 경험 손실률 등을 감안해 충당금을 쌓아달라고 주문했다.


부동산PF는 진행 순서에 따라 브릿지론과 본PF가 있다. 부동산 개발 사업장들은 공사 착공 전 토지매입 등 단계에서 자금이 부족하면 2금융권에서 브릿지론을 통해 높은 금리로 돈을 빌린다. 이후 인·허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하면 1금융권에서 토지담보대출로 본PF를 실행한 뒤 브릿지론 자금을 갚는다.


금감원의 방침대로라면 당장 부동산PF 자산에서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캐피탈사의 충당금 적립 부담이 그렇지 않은 캐피탈사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체 영업자산에서 부동산금융(부동산PF, 부동산 담보대출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는 캐피탈사(메리츠캐피탈, 롯데캐피탈, 애큐온캐피탈, IBK캐피탈, 엠캐피탈 등) 가운데 오케이캐피탈, 신한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등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부동산금융에서 브릿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오케이캐피탈은 부동산 담보대출과 부동산PF를 포함한 부동산금융에서 브릿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2%에 이른다. 특히 부동산 담보대출의 대부분이 브릿지론으로 파악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오케이캐피탈이 높은 브릿지론 비중을 보인 것과 관련해 "주요 영업자산인 브릿지론은 부동산 경기 저하에 따른 본PF 전환 및 인허가 지연 등으로 자산 회수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상당 부분 존재한다"며 "브릿지론 자산의 회수율이 저조하면 유동성 관리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신한캐피탈은 브릿지론이 부동산금융 영업자산에서 54%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영업자산은 12조6000억 원 정도다. 본PF와 브릿지론을 포함한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2조원 정도고 일반기업기출대출에 브릿지론 성격의 부동산 담부대출 약 1조원이 포함돼 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일부 부동산PF의 분양부진, 계획대비 미진한 공정률, 브릿지론의 사업지연(인허가 및 본PF 전환 지연) 등의 사유로 요주의이하로 분류되는 사업장이 늘면서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이 2022년 말 4.1%에서 2023년 9월 말 10.3%로 높아졌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모두 1.9조원 규모의 부동산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본PF 7000억원, 브릿지론 8000억원, 부동산 및 토지담보대출 4000억원 등으로 브릿지론 비중이 42.1%를 보였다.


오케이캐피탈과 신한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각각 155.07%, 162.06%, 86.37%다. 보통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100%를 넘어야 발생 가능한 손실을 흡수할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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