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선망의 직장 '카카오'…빛좋은 개살구?
선심성 복지정책 아닌, 근무 환경 개선 선행 돼야
이 기사는 2021년 06월 11일 08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대학생 취업 선호도 1위 #개방적 #젊은 #수평문화 #착한기업 #꼰대없음.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근 10년 간 고속 성장을 거듭해 온 카카오에 따라 붙는 꼬리표다. 그간 카카오는 플랫폼 기반의 무궁무진한 사업 확장성 등 회사의 가치보다도 직원들의 '근무 환경'이 부럽기로 소문난 곳이다. 이에 취업준비생 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들마저도 카카오를 향한 선망의 시선을 보내곤 한다.


실제로 카카오는 파격적인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다는 후문이다. 서로의 이름을 닉네임(영어)으로 부르는가 하면, 휴가도 본인 자리에 있는 달력에 체크만 해두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기존 국내 기업에선 여전히 볼 수 없는 힘든 광경들이다.


그런 카카오의 위엄(?)이 최근 들어 꽤나 무색해졌다. 앞서 노동부가 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근로감독 결과가 발표되면서다. 화려함 속 감춰진 그 이면을 보면 알려진 것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다는 것. 카카오를 향한 세간의 시선은 비로소 '속 빈 강정'이라는 아쉬움으로 바뀌어 가는 모양새다.


사실 카카오의 근무 환경 실태 문제는 최근 들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월엔 한 직원이 인사평가 문제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어 특정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차별적 복지 혜택도 도마에 올랐다. 


문제는 회사 차원의 대응이다. 최근 논란을 회피하는 듯한 선심성 복지 정책(복지포인트, 대출한도상향 등)을 내놨을 뿐, 이렇다 할 구체적인 후속조치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결국 추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잇따라 나올 가능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올해부터 금융 및 모빌리티 계열사 기업공개(IPO) 등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회사와 조직원들과의 불협화음은 자칫 저조한 성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과거 10년이 아닌, 앞으로의 10년을 위해서라도 카카오가 현 시점에서 직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먼저 지금까지 불거진 모든 문제들을 놓고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겠단 의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근로 환경 및 직장내 괴롭힘 문제 등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카카오는 기존 전통 대기업과 달리 급격한 성장을 해 온 탓에 제도적인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따른다. 직원들의 소리를 귀담아 들을 수 있는 창구를 적극 마련하는 게 우선시돼야 한다. 그것이 회사와 카카오 구성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단추로 작용하리라 생각한다.


네이버와 나란히 국내 IT 업계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한 카카오가 기존 전통적인 기업 문화를 뒤쫓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일어난 일련의 근무 환경 에피소드가 카카오의 미래를 위한 성장통으로 작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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