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AW 파업, 현대차그룹에 득일까 실일까
현지 공급물량 차질 반사이익 기대...신규 노조 결성 우려도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에 진출한 국내 현대자동차그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현지 완성차기업들의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현대차·기아에게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파업을 계기로 현대차·기아 미국공장 내 근로자들이 노조를 만들어 안정적인 생산운영체제를 흔들 수 있단 우려의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재 파업에 참여한 미국 현지 완성체업체 노사는 첨예한 각을 세우며 분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파업은 미국 빅3(포드·GM·스텔란티스) 완성차업체 노조들이 벌인 최초의 공동파업으로 노동자 약 2만5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파업에 앞서 노조 측은 임금의 36% 인상과 주 32시간 근무제 도입을 주장한 반면 사측은 20% 수준의 임금 인상을 고수하며 양측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특히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 벨빌의 GM사업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지지하면서 파업의 불길은 더욱 거세졌다. GM 사측 역시 캔자스주에 위치한 공장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파업에 참여한 직원을 주축으로 전격적인 해고를 단행하는 등 강경하게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시장에선 현지에 진출해있는 현대차그룹의 경우 오히려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UAW에 가입되지 않았을뿐더러 이번 파업으로 부족해진 미국 현지 자동차 공급물량 중 상당부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미 현대차·기아는 올해 9월까지 미국내 누적 판매량 125만482대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9월에만 14만2869대를 판매해 역대 가장 높은 월간 판매고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이번 파업 영향으로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이 작년 10.6%를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다만 일각선 이번 파업의 유탄이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기아에도 미칠 수 있단 시각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닛산과 혼다 등 미국 내 노조가 없는 해외 완성차업체들에서도 노조를 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실제 현대차 미국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는 최근 미국 NBC뉴스에서 현대차가 급여를 충분히 인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며 노조 결성을 희망한다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 미국 현지공장에 노조가 만들어진다면 파업의 위험에 노출돼 안정적인 생산체제가 깨질 수 있고 임금협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도 상당히 커질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현재 건설 중인 현대차의 미국 제2공장인 조지아주 생산공장의 평균연봉을 5만800달러(약 7200만원)로 약속한 가운데 이번 노조의 요구대로 36%의 임금인상이 적용된다면 인당 약 2600만원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로 계상될 수 있다. 현대차가 조지아주 생산공장에 8100명 가량을 고용할 계획임을 감안하면 연간 2100억원이 더 늘어나게 되는 셈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번 파업이 UAW 측의 승리로 끝난다면 다른 완성차업체 노동자들도 노조를 결성하려 할 것"이라며 "만일 미국 현지 빅3 완성차기업의 임금이 상승한다면 동종업계에 있는 현대차그룹도 비슷한 조건이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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