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철 SK리츠 대표 "수처리센터 관련 유증 없다"
3200억 전단채 발행 결정…"종로타워 재현 불안감 해소 만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16시 4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센터포인트광화문 빌딩에서 열린 SK리츠의 '제9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신도철 대표가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SK리츠가 '이천 수처리센터' 인수를 위해 발행한 32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를 어떻게 상환할지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뤄진 '종로타워' 매입의 경우처럼 또 한번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SK리츠는 "주주 피로감을 높일 증자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열린 SK리츠의 '제9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신도철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유상증자 이후의 추가 증자 계획은 없다"며 "이번 수처리센터 매입을 위해 발행되는 3200억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는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통해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리츠가 추가 증자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주주가치 희석을 불러올 수 있는 유증 카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날 SK리츠가 3200억원 규모의 전단채 발행을 결의하자 일각에서는 향후 이를 상환하기 위한 유상증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SK리츠의 증자 가능성이 제기된 건 이미 전단채를 활용해 자산을 인수한 뒤 유상증자로 상환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리츠는 지난 7월 단행한 3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해당 자금은 종로타워 인수를 위해 발행한 960억원 가량의 회사채와 2240억원 가량의 전단채를 상환하는 데 투입된다. 이미 SK서린빌딩, SK 분당U타워 등을 기초자산으로 둔 SK리츠는 지난해 10월 종로타워를 품으며 자산규모(3조1000억원) 국내 1위 리츠로 거듭났다.


이후 SK리츠는 또 다른 신규 자산 편입에 나섰다. 그룹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이천 수처리센터'를 이달 말 품는다는 구상이다. 이천 수처리센터는 자(子)리츠인 '클린인더스트리얼리츠'를 통해 모리츠인 SK리츠가 간접 소유하는 형태가 된다.


이천 수처리센터는 부대비용을 포함해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인 만큼 다양한 자금조달 기법이 활용된다. 시중은행으로부터 6700억원의 담보대출을 일으키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800억원의 상환우선주가 발행된다. 또한 임차인인 SK하이닉스가 제공한 1400억원의 보증금도 투입된다. 아울러 만기가 1년 미만인 전단채도 3200억원 물량으로 발행키로 했다. 이날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로 사채 발행이 다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SK리츠는 종로타워의 경우처럼 전단채를 해소하기 위한 유증을 실시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반복해 표명했다. 신 대표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주주 피로도가 증가하고 향후 리츠의 성장을 제한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에게 부담을 드리지 않는 자금조달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수처리센터가 우량 자산이라는 걸 알리는 데도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업계 한켠에서는 수처리센터가 리츠 시장에서는 생소한 산업시설이라는 점에서 자산가치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국내 상장리츠 가운데 오피스, 리테일, 물류센터, 호텔이 아닌 산업시설에 투자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SK리츠는 산업시설 섹터로 국내 리츠의 투자대상 저변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거란 입장이다. 신 대표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업단지 3대 규제 완화 방안'을 통해 산업단지에 위치한 자산의 매각과 임대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 중"이라며 "법 개중 후에는 리츠나 펀드의 산업시설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처리센터의 범용성에 대해서도 주주들에게 적극 설명했다. 그는 "수처리센터는 SK하이닉스와 10년 이상 장기임대차 계약이 체결돼 있는 데다 반도체 핵심시설인 만큼 계약 종료 후에도 하이닉스가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만에 하나 SK하이닉스가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정책에 부합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펀드와 국·내외 운용사의 지속적인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