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증권사, PF 부실 현실화 우발채무 '경고등'
위험요소 관리, 건설사·사업장 검토…연쇄부실 '우려'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8일 15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딜사이트)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출을 제공한 증권사들도 비상등이 켜졌다. 워크아웃이 개시될 시 대규모 손실이 우려돼서다. 증권사들은 우려 해소를 위한 대출 현황 점검에 나서는 한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하기로 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협의회 소집을 통보, 내달 11일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결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영건설은 480억원 규모 오피스빌딩 PF대출을 상환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6위 건설사인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증권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채무 재조정 등이 진행, 증권사 보유 채권 중 일부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현재 KB증권이 PF대출 412억원을, 하나증권은 30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대출한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건설·부동산 PF 부실 위기가 불거진 뒤 관련 위험요소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해 왔고 현재도 건설사, 개별 사업장 현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며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보증·담보 등 대책을 마련해 둬 자금 회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올해 3월 태영건설과 28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 소유인 루나엑스CC(경상북도 경주시 소재)를 담보로 잡기도 했다. 태영건설의 PF 차입금 및 유동화 증권 차환을 위해 조성된 펀드는 한국투자증권이 2000억원을 투입했으며 내년 3월 만료된다. 하나증권 역시 태영건설 본사 사옥을 담보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시장에서는 연쇄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134조3000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은 2.42%로 직전 분기 대비 0.24%포인트(p) 뛰었다. 선순위와 비교해 이자율은 높지만, 상환 순서는 뒤처지는 중·후순위에 집중한 증권사의 경우 부실 확산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증권사들이 체결해 둔 자금보충 약정도 불안요소다. 건설사들은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출을 받은 뒤 SPC가 갚지 못하면 채무를 인수한다. 하지만 채무를 인수한 건설사에서 문제가 발생할 시 증권사들도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태영건설의 경우 KB증권 외에도 SK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자금보충 약정을 체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외 어떤 건설사에서 우발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손실 대비를 위한 충당금 적립도 불가피한 만큼, PF 사업 비중이 높은 증권사들의 내년 실적에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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