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관리' 힘준 삼성증권, 증권채 투심 위축 극복할까
연초 미래에셋증권 투심 '비우호적'…'최대주주' 삼성생명의 지원여력 강점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6일 1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사옥으로 사용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빌딩 전경(제공=삼성증권)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삼성증권(신용등급 AA+)이 증권사 중에서 두 번째로 새해 공모채 발행에 나선다. 앞서 수요예측을 진행한 미래에셋증권(AA0)은 모든 만기에서 '오버 금리'가 결정되면서 증권사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심 위축이 역력하게 나타난 상태다. 미래에셋증권보다 신용등급이 1노치(notch) 높은 삼성증권은 우호적인 투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오는 17일 총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트랜치(tranche)는 ▲2년물 700억원 ▲3년물 13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공모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금리 대비 각각 ±3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삼성증권의 이번 수요예측은 미래에셋증권 직후에 이뤄지는 증권채 발행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앞서 올해 첫 증권채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9일 수요예측을 진행, 3000억원 모집 대비 600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새해 수요예측에서 AA급 발행사들이 대부분 1조원 이상의 응찰을 받은 것에 비하면 규모 면에서도 저조한 수요였고, 금리 수준도 모든 만기에서 개별민평 대비 '오버' 수준에 완판돼 아쉬운 결과로 남았다.


이는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리스크가 한층 높아지면서, 공격적으로 PF 사업에 나섰던 증권사로 우려의 시선이 확산한 영향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3.85%로 저축은행(5.56%), 여신전문업체(4.44%), 상호금융(4.18%), 보험사(1.11%), 은행(0%) 등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이미 지난해에도 현대차증권(AA-)과 다올투자증권(A0)이 공모채 초도 발행에 나서 일부 만기에서 투자수요를 채우는 데 실패하기도 했다. 초대형IB에 속하는 한국투자증권(AA0)도 지난해 10월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만기별로 개별민평 대비 26~29bp 수준의 높은 금리에서 모집액을 채웠다. 연초 기관투자가들의 자금 집행이 몰리면서 다수 우량등급 기업들이 '언더 금리' 발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업종에 대한 온기는 제한적으로 나타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증권사 중에서도 그룹 지원 가능성 여부에 따라 시장의 투심이 나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나 KB증권 등 은행계 증권사들은 혹여나 대규모 부실이 반영되더라도 은행의 지원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면서도 "미래에셋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 증권계 금융그룹은 증권사가 흔들릴 때 소방수 역할을 할 계열회사가 없어서 시장의 우려 정도가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도 은행계열은 아니지만 삼성생명이 최대주주로 버티고 있어, 유사시 은행계 못지않은 지원 여력이 있는 셈"이라며 "미래에셋증권보다는 기관투자가들이 우호적인 매수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요주의이하여신은 1347억원으로, 자기자본(6조3788억원) 대비 비중은 2.1% 수준이다. 고정이하자산 규모가 2022년 말 58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2549억원으로 큰 폭 늘었지만 전반적인 자산건전성은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자본비율(NCR)도 지난해 3분기 말 1569.1%로 자본적정성도 높은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이창원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최근 수년간 위험투자 확대가 재무건전성 지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왔지만, 리스크관리 강화로 위험익스포저가 감소했다"며 "브릿지론 규모도 자기자본 대비 10% 미만으로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부동산 경기 저하가 지속될 경우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며 "부동산 PF 외에는 인수금융과 사모펀드(PEF) 출자약정 비중이 커 자본시장 위축과 기업·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신용위험 확대 여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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