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실적 희비 가른 '비은행 경쟁력'
KB·농협금융 비은행 활약 덕 '톡톡'…하나·우리, 비은행 순익 40%↓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각 금융그룹)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은행 이자수익이 둔화되면서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금융지주 실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은행 이익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금융지주 수익구조가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도 비은행 경쟁력이 전체 실적을 판가름하는 주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순이익은 10조8886억원으로 전년 동기(10조1979억원) 대비 6.8%(6907억원) 증가했다.


◆ 은행 NIM 하락에 충당금 적립…비은행 계열사 이익 방어


올해 은행의 NIM 하락과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 하방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했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의 약진과 비이자이익 증가 등에 힘 입어 오히려 지난해보다 이익 규모가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지주사 이익기여도가 절대적인 은행의 경우 이익 성장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번 상반기 금융지주 실적 역시 비은행 계열사가 좌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지킨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순이익만 1조320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8% 늘어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해 상반기 1조1914억원으로 신한금융(1조1592억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0% 이상 성장하며 신한금융(1조1393억원)과 격차를 발렸다. 


이에 따라 전체 순이익 규모도 KB금융이 2조9967억원으로 신한금융(2조6262억원)를 따돌릴 수 있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KB금융(2조6705억원)이 신한금융(2조6824억원)에 근소한 차로 뒤쳐졌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지난해에 비해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40% 이상 급감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5180억원에서 3090억원으로 40.3%, 우리금융은 3462억원에서 1785억원으로 48.4% 줄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하며 그룹 전체 순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1조5545억원에서 1조4720억원으로 5% 이상 감소하며 전체 순이익도 12.7% 감소한 결과로 이어졌다. 지주 순이익이 10% 이상 감소한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이 증권 등 비은행 강화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이유다.


농협금융의 비은행 성장도 눈에 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5860억원에서 올해 7238억원으로 23.5%(1378억원) 늘어났다. 비은행 부문 순이익만 보면 KB금융과 신한금융 다음인 3위에 해당한다. 비은행 계열사 약진 효과를 톡톡히 본 농협금융은 상반기 순이익 1조7058억원을 거두며 우리금융(1조5390억원)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 은행별 실적 차별화…비은행 자회사 경쟁력 중요


금융권에서는 비은행 부문이 하반기에도 그룹 이익 규모를 결정 짓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 은행 공통으로 이자이익 둔화와 부도율(Probability of Default·PD)값 조정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부담이 작용했음에도 은행별 실적 차이가 커진 것은 비은행 계열사가 이익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했는지 여부로 결정돼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어 보험 손익, 유가증권 손익, 대출채권 매각익 등 비이자이익이 대손비용 부담을 상쇄하는 모습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한 곳이 보험 손익과 유가증권 매매평가이익 등을 통한 비이자이익 확보에 유리하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들의 주요 핵심 지표를 수치화 해 전반적인 이익 체력을 분석한 결과 상위권 회사들은 공통적으로 NIM 방어가 잘 됐으며, 비이자이익을 통해 대손비용 부담을 잘 방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위권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가파른 NIM 하락 및 트레이딩 등 실적에 기여할 증권, 보험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부재로 대손비용 부담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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