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세대교체
'금의환향'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 '맏형' 위상 되찾나
3년 만의 친정 복귀, 실적 증대·주가 부양 과제…자산운용 역량 강화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9일 07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제공=삼성생명)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화재에서 3년 만에 삼성생명으로 돌아온 것을 두고 금융권은 '금의환향'이라고 평가한다. 홍 대표가 이끄는 동안 삼성화재는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해마다 갈아치우며 삼성그룹 금융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의 위상까지도 흔들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삼성생명의 그룹 내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고향으로 돌아온 홍 대표가 삼성화재에서만큼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 대표의 과제는 삼성생명의 실적 증대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을 기준으로 생명보험업계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아우'인 삼성화재에 뒤처졌다.


삼성생명의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4497억원으로, 1조6433억원 순이익을 낸 삼성화재보다 규모가 2000억원 정도 적다.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의 영향으로 손해보험사가 실적 평가에서 생명보험사보다 유리했다는 분석도 있지만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보다 자산 규모가 3배 넘게 큰 만큼 순이익 역전은 뼈아플 수밖에 없다.


홍 대표도 자신의 임무를 확실히 알고 있다. 그가 내놓은 올해 신년사에는 삼성생명의 실적을 어떻게 늘릴지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이 묻어난다. 신년사를 보면 홍 대표의 올해 경영전략은 경영 효율화, 사업 확장, 자산운용 강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요약된다.


이 가운데 특히 자산운용 강화 부문이 눈에 띈다. 전임자인 전영묵 전 대표가 자산운용 등 투자분야 전문가였던 것과 달리 홍 대표는 보험분야에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홍 대표는 삼성생명의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가장 적합한 전략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표는 1986년 삼성생명에 입사한 뒤 PF운용팀장, 투자사업부장, 자산운용본부장 등을 맡았다. 홍 대표는 보험사 요직을 두루 거쳐 '정통 보험맨'으로 불린다. 삼성생명에 1990년 입사한 뒤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 삼성생명 인사팀장, 특화영업본부장 등으로 일했고 삼성화재 부사장, 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삼성생명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홍 대표는 신년사에서 "우리 회사 미래 성장의 핵심인 자산운용은 운용 자회사뿐 아니라 금융 관계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운용사 지분 투자의 질과 양, 그리고 속도를 높여 글로벌 종합자산운용 체계를 완성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자산운용 부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인재를 적극 영입함과 동시에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 프랑스 인프라 투자전문 운용사인 메리디암의 지분 20%를 취득해 2대 주주에 올랐던 만큼 해외 대체투자 등에 나설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200조원으로 업계 2위 한화생명(100조원)과도 크게 차이 나지만 운용자산이익률은 업계 1위 위상에 미치지 못한다. 삼성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3.5%로 교보생명(4.0%) 등보다 낮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3분기 운용자산이익률은 3.3%다.


경쟁사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도 홍 대표의 과제로 꼽힌다. 한화생명은 생명보험사들의 GA(법인보험대리점)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GA 자회사 '한화금융서비스'를 앞세워 삼성생명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3분기에 신규 CSM(보험계약마진) 1조8560억원을 거뒀다.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의 신규 CSM은 9% 증가해 2조7720억원을 기록했다. 한화생명이 성장세가 더 가파른 셈이다.


CSM은 보험사가 상품 판매로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익으로 IFRS17에서 새롭게 등장한 계정과목이다. 수익성을 알 수 있는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홍 대표는 맏형으로서 위상을 되찾는 것은 물론 주가 부양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 주가는 당장 홍 대표가 취임하고 한 달 사이에만 종가 기준으로 5% 넘게 빠졌다.


홍 대표가 2022년과 2023년 삼성화재를 이끄는 동안 순이익이 계속 늘었다. 삼성화재는 2022년에는 순이익 1조2837억원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1조6433억원을 거뒀고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초 2조원 순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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