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기업銀, 코로나 확산 미얀마에 '노심초사'
내년 1월 내 지점 설립 미지수···동남아 전략 차질 우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0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얀마를 근심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나란히 내년 초엔 지점을 설립해 영업 확대의 기반을 닦을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두 은행은 예정대로라면 미얀마 정부로부터 내년 1월 안에 은행업 본인가를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현 수준에서 지속될 경우 현지 당국이 본인가 심사 절차를 늦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올해 4월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았다. 현재 두 은행 모두 본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얀마 당국은 예비인가 받은 은행의 건전성과 사업 역량, 현지 사업 전략 등에서 큰 결격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을 경우 길어도 9개월 안에 본인가를 내준다. 따라서 두 은행은 늦어도 내년 1월엔 본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구글>

변수는 역시 코로나19다. 올 봄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을 때도 일일 확진자 수가 10명 안팎을 유지하던 미얀마는 지난 8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확산세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10일 2158명을 찍은 뒤엔 두 달가량 매일 1000명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미얀마 총인구는 우리나라보다 조금 많은 약 5400만명이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어느 곳이든 예비인가 받는 게 어렵지, 본인가 받는 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며 "당국에 보고한 대로 영업 준비를 하고 그 사이에 큰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면 본인가는 어렵지 않게 나올 것으로 두 은행 모두 판단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최근 미얀마의 코로나19 사태가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현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형편 때문에 미얀마 당국은 최근 은행업 본인가 심사 기간을 9개월에서 10개월로 한 달 가량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업 본인가 심사를 받는 은행들이 인프라 구축과 영업 준비에 제한을 받고 있고, 당국 또한 실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일단 심사 기간 연장에도 내년 1월 안에 본인가가 나올 것을 가정하고 지점 설립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내년 1월 안에 본인가를 받아 지점을 개소해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면 영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점에서 두 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디지털 뱅킹 인프라를 구축해놔도 이제 막 계좌를 개설한 일반고객이나, 내점이 잦을 수밖에 없는 기업고객 등은 지점 방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가능하다면 올해 안에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 지점 영업을 하고 싶은 게 두 은행의 공통된 심정"이라면서도 "하지만 지점을 오픈해도 내점 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는 게 맞는지 고심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남아 시장의 영업 확대라는 전체 그림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은행은 본인가를 받으면 현재 미얀마에 설치한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미얀마에서 은행업 본인가를 받은 은행은 지점을 10개까지 늘릴 수 있고, 기업금융과 소매금융 등 은행업 전 영역에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은행 중에선 신한은행이 2016년 본인가를 받아 지점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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