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연임' 최원석 비씨카드 사장, 수익다각화 방안은
외풍에도 자리 지켜…결제업무수익 비중 80%, 자체 카드상품 확대 '속도'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1일 0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이사 사장. (제공=비씨카드)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지난해 말 최원석 비씨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무엇보다 KT 수장 교체가 가장 큰 이유였다.


KT 새 수장도 최 사장을 선택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당장 올해도 카드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좋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성과가 나쁘지 않은 최 사장에게 한 번 더 지휘봉을 맡기는 게 조직 안정 등에 최선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 사장은 올해에도 수익구조 다각화, 디지털, 글로벌 등에서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최 사장은 올해 들어 3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햇수로는 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KT가 2011년 비씨카드를 인수한 뒤 4년 이상 회사를 이끈 대표는 최 사장이 처음이다.


2021년 3월 말 비씨카드 대표에 취임한 최 사장은 2년 임기를 보낸 뒤 지난해 3월 임기 9개월을 더 부여받았고 지난해 12월 말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선정됐다. 비씨카드는 곧 주주총회를 열고 최 사장의 대표 선임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은 먼저 비씨카드의 수익구조 다각화를 위해 자체 카드상품 확대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비씨카드는 회원사(은행, 카드사 등)를 대상으로 결제망을 제공하고 가맹점 전표 매입, 정산 등 업무를 대행해 수수료를 받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데 이 부문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비씨카드의 매입업무수익은 2조3894억원으로 전체 영업수익에서 79.7% 비중을 차지한다. 매입업무수익 비중은 2021년 88.1%, 2022년 81.8%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정도로 높다.


주요 고객이었던 우리카드가 2021년부터 자체 결제망 구축에 들어가기로 하자 비씨카드의 실적 타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컸던 것도 이런 수익구조에서 비롯됐다.


비씨카드는 2021년부터 자체 카드상품을 내놓으며 카드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비씨카드의 지난해 1~11월 개인 신용판매 이용실적은 비씨 1조4000억원 정도로 업계 하위권 카드사인 하나카드(33조원) 등에도 크게 못 미친다.


최 사장은 수익 다각화를 위해 디지털과 데이터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계속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디지털과 데이터 부문은 최 사장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다. 최 사장은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에프앤자산평가에서 경영진으로 10년 넘게 근무했다.


비씨카드는 최 사장이 취임한 2021년 뒤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명정보 결합전문 기관에 지정됐고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업, 데이터 전문기관 등 허가를 줄줄이 받으면서 데이터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 해외 디지털 및 데이터 사업에도 신경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비씨카드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국가 간 결제 네트워크(N2N)' 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새 수익원 발굴에 힘쓰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 무사 완주도 최 사장의 과제로 꼽기도 한다. 케이뱅크가 이번에 상장에 실패하면 비씨카드에도 타격이 가기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케이뱅크의 실적, 재무 상황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비씨카드는 2021년 케이뱅크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새마을금고 등 재무적투자자(FI)와 '매도청구권(풋옵션)-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계약을 체결해 이번에 케이뱅크 상장이 불발되면 적어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드래그얼롱은 소수 주주가 기업 경영권 지분까지 끌고 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조항을 말한다. 비씨카드는 FI가 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거나 합의한 조건의 수익을 메꿔줘야 한다. 2021년 FI가 케이뱅크에 투자한 금액은 7250억원이다.


최 사장이 지난해 12월 말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선정되기 전까지 그의 연임을 장담하는 의견은 많지 않았다. 지난해 8월 김영섭 KT 대표가 새로 취임했기 때문이다. 앞서 KT 수장이 바뀔 때 비씨카드 사장도 교체되는 일이 많았고 또 보통 그룹 수장에 새 인물이 오르면 전임자의 색채를 지우고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이유 등으로 대대적 인적 쇄신이 이뤄진다. 


하지만 비씨카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금융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보유하고 리더십과 경영혁신 마인드를 보유하는 등 회사 경영승계규정에서 규정하는 최고경영자로서의 자격요건을 충족했다"며 최 사장을 차기 대표 단독 후보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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