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항공기 등 과거 투자부실에 '발목'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급 실적개선…대규모 투자손실 반영으로 적자탈출 실패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08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신수아 기자] 지난해 3분기까지 월등히 개선된 실적을 선보였던 롯데손해보험이 4분기 갑자기 대규모 적자로 전환됐다. 과거에 투자했던 자산의 부실이 한꺼번에 회계상 반영되면서 결국 연간 적자탈출에 실패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는 2020년 연간 영업손실은 208억원, 당기순손실은 16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원수보험료 기준)은 1년전과 비교해 8.45% 감소한 2조22344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손보는 관련 공시를 통해 "장기보장성 보험의 16.9% 성장에도 자동차보험 및 장기저축성보험 축소에 따른 매출액 감소했다"며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자산 손상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고 한껏 고무된 실적을 발표했다.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7.52%, 105.42% 증가한 978억원, 708억원.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72.2%, 당기순이익은 58.8% 증가한 900억원, 63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롯데손보의 발목을 잡은 것은 투자자산의 평가 손실. 4분기 투자손실이 1816억원 인식되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곤두박질 쳤다. 결국 2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졌다. 그 중 항공기 및 해외 부동산, SOC 투자 자산에서 발생한 평가손실만 약 1590억원에 이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일반계정 및 특별계정 총 운용자산은 2020년 9월 말 기준 15조 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약 34.5%를 대체투자가 차지한다. 특히 안전자산 비중은 22%로 업계 평균 36%를 밑돌아 투자성향이 공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중 평가손실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은 항공기 투자로 보인다. 롯데손보 대체투자 가운데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크게 받은 항공기 및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비중이 9.7%. 항공기 자산 익스포져는 자기자본의 약 86%로 그 비중이 과도하다는게 시장의 평가다. 실제 시장 관계자들은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하고 항공기 시장가치가 급락하자, 해당 투자의 손실 인식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연말 이 같은 예상은 현실화돼 실적의 '폭탄'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4~5년 전 항공기 펀드의 투자 초기만 해도 '안전하면서도 연 3~6%의 이익'을 견인할 수 있는 투자상품으로 주목받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항공 수요가 언제쯤 회복될지 알 수 없어 불확실성이 커지자 오히려 역풍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손보는 자산운용의 리스크관리는 문제가 없다며 시장의 우려를 단속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이러한 자산의 대규모 손상은 과거 투자 건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19년 10월 대주주 변경 이후에는 자산운용에 있어 지속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자칫 건전성 이슈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의례적으로 단속하고 나선 모습이다. 


특히 체질개선을 통해 보험사로서의 기초체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선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대규모 일회성 자산 손상을 인식했음에도 업의 본질인 보험영업이익의 개선을 통해 적자폭을 전년 대비 대폭 축소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롯데손보는 장기 인보험 중심으로 보험 포트폴리오는 조정했으며, 125%의 높은 손해율을 기록하던 자동차보험 비중을 기존 19%에서 절반 수준인 10%까지 감소시켰다. 또,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과 조직 슬림화를 통해 비용 구조를 정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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