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코웨이 인수자금 해법 문제없나
렌탈 시장 경쟁 심화로 상환 쉽지 않을 것…웅진 “우려하는 상황 연출 안될 것”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마침내 코웨이를 품에 안게 됐다. 웅진그룹은 코웨이 인수로 다양한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이 웅진씽크빅을 걸고 무리한 도전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웅진그룹은 지난 29일 MBK파트너스가 보유 중이던 코웨이 지분 22.17%를 1조6850억원 인수한다고 29일 밝혔다. 주당 인수금액은 1만3000원으로 26일 종가(8만3900원) 대비 22.8% 높은 금액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자 아픈 손가락이었던 코웨이를 5년7개월 만에 재인수한 웅진그룹은 장밋빛 청사진 그리기에 여념이 없다. 윤석금 회장은 “웅진씽크빅과 웅진렌탈 방문 판매인력 1만3000명과 코웨이 인력 2만명이 가정을 방문하면 렌탈사업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라며 “콜센터와 물류 부문에서도 규모의 경제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이 다소 무리해서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웅진씽크빅과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웅진그룹이 1조원이 넘는 자금을 금융권에서 빌려 코웨이 인수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코웨이 인수자금 1조7000억원 가운데 웅진그룹이 직접 마련 가능한 재원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803억원(6월말 기준)이 전부다.


나머지 1조6000억원은 유상증자와 메자닌(Mezzanine) 발행,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하는 9000억원은 일단 한국투자증권이 총액인수 방식으로 자금을 집행한다. 또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해 웅진씽크빅에 지원하는 4000억원은 원리금 상환 옵션이 붙은 전환사채(CB) 형태로 납입된다. 이외 웅진그룹이 마련하는 4000억원 역시 유상증자와 외부기관에서 차입하는 형태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댓가로 금융비용만 매년 700억원 안팎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웅진그룹의 계획과 달리 자금 상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웅진씽크빅은 스틱인베스트먼트, 코웨이는 한국투자증권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관계자는 “웅진그룹은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LG전자와 SK매직 등 대기업들이 렌탈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한층 심화된 상황”이라며 “코웨이 재인수 후 단기간 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과 스틱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엑시트 할 수 있다 보니 (웅진그룹의) 고래 삼키기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씽크빅의 현금창출능력과 코웨이의 배당금을 통해 자금 상환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회사관계자는 “자금 상환에 상당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은 되지만 시장에서 우려하는 상황이 연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봐도 웅진씽크빅에서 매년 500억원의 현금이 창출되고 있고, 코웨이의 배당금이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돼 원금과 금융비용 모두 충분히 상환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내 렌탈 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긴 했지만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국내에서 렌탈 사업을 처음으로 시작한 곳이 웅진이고, 누구보다 해당 시장의 구조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코웨이 인수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모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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