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섞는 SK텔레콤-카카오, 스와프 재무효과는
실질적 현금거래 없이 자기자본 3000억 확대…부채비율도↓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5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좌)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28일 3000억 규모의 주식을 교환하고, 미래 ICT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추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뒤 악수하고 있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국내 1위 통신사업자 SK텔레콤과 모바일 플랫폼 넘버원 카카오가 피를 섞는다. 단순 파트너십 이상이다. 상호주식교환(주식 스와프)을 통해 전방위적 사업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 회사는 내비게이션, 택시 호출, 주차, 인공지능 스피커(AI)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경쟁을 벌여왔던 관계다. 경쟁구도에 놓여 있던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이번 주식 스와프를 통해 사업적 효과와 함께 어떤 재무구조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양사간 주식 스와프는 SK텔레콤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같은 금액의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의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확보하게 된다. 양사 모두 현금으로 주식을 취득할 계획이지만, 서로 오고가는 액수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현금거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주식 스와프로 SK텔레콤과 카카오 모두 손에 쥔 현금은 없지만 자기자본 증대에 따른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으로 각각 3000억원씩의 자사주를 파트너사에 넘김으로써 매각 대금만큼 자기자본이 늘어나게 된다. 자기자본 확대는 자본구성의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는 부채비율 감소로도 직결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내게 되는 셈이다.


6월말 기준 SK텔레콤의 자기자본은 약 22조4298억원이다. 여기에 이번 자사주 매각으로 확보한 유동성을 더하면 자기자본은 22조73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의 부채총계는 20조1608억원, 부채비율은 89.9%다. 자사주 매각 대금을 반영하면 부채비율은 약 1.2%p 낮아지게 된다. 불과 1.6% 지분매각을 통해 얻은 효과다. 


카카오 역시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6월말 기준 5조6660억원 수준이던 자기자본을 5조9660억원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부채비율은 44.3%에서 42.1%로 2.2%p 줄어든다.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주식 스와프는 실질적인 현금거래는 없지만 시장 및 재무구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실제 28일 오전 해당 발표가 있은 이후 SK텔레콤은 오후 2시 현재 전거래일 대비 0.64% 오른 23만7000원에, 카카오는 0.71% 상승한 14만1000원에 거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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