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업, 고유가 대응 비정유사업 강화 ‘신성장동력’ 확보


[김경훈 기자] 국내 정유·화학업계가 사업 다각화 및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정유업계는 비정유 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바이오케미칼, 복합 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며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업계 4사는 기존 석유사업이 유가 변동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는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 강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6년 다우(Dow)사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Ethylene Acrylic Acid) 사업과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Poly Vinylidene Chloride) 사업을 인수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배터리 생산 거점인 서산에 중대형 배터리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 제 2 공장동을 건설하고 전기차 3만대 규모의 800MWh의 #4호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 계획을 밝혔다. 또한 2017년 11월에는 서산 제 2 배터리 공장에 7호 생산설비를 증설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증설이 완료되면 국내 배터리 공장에서만 총 4.7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GS칼텍스는 지난 1990년 제1파라자일렌 공장 및 제1 BTX 공장을 완공한 이후 방향족을 비롯한 석유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투자를 지속해 왔다.


또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규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올레핀 사업에도 진출한다.


GS칼텍스는 약 2조원대 금액을 투자해 오는 2022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연간 에틸렌 70만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올레핀 생산시설(이하 MFC시설; Mixed Feed Cracker)을 짓기로 했다.


S-Oil은 석유화학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잔사유 고도화와 올레핀 다운스트림(RUC & ODC)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총 4조8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6년 현대케미칼 혼합자일렌 생산 공장을 가동하며 아로마틱 석유화학 사업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또 지난 2014년에는 쉘과 합작 설립한 현대쉘베이스오일 공장을 가동하며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했으며 올해 2월부터는 OCI와 합작한 현대오씨아이 공장을 준공함으로써 카본블랙 사업에도 진출했다. 최근에는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레핀과 폴리올렌핀 사업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화학업계는 대용량 주택용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시장 진출 등 사업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국내 생산 규모 증설 및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사업 다각화에 초점을 맞춰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독일 뮌헨에서 열린 ‘EES 유럽 2018’에 참가해 13.1kWh 대용량 주택용 ESS를 선보였다. 주택용 ESS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화학, 바이오에 이어 재생에너지 시장에 진출하기로 한 것이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LG화학은 폴크스바겐그룹과 약 13조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에 대한 물량은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폴란드 공장 등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은 화학부문 증설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타이탄 에틸렌 생산력을 9만3000t까지 증가시켰으며 올해까지 여수 납사크래커(NCC), 충남 대산 에탄크래커(ECC), 미 루이지애나 ECC 생산 능력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에틸렌 생산 능력을 현재 연산 290만t 수준에서 2022년 450만t 수준으로 늘리는 한편 울산 공장 고순도이소프탈산(PIA) 생산설비 증가, 동남아 생산기지의 생산량 증대를 추진키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정유화학업계는 지난해부터 우호적인 여건 속에서 매출 고공행진을 기록했다”며 “회사마다 방향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사업 다각화을 추진하거나 몸집을 불려 기존 사업 효율화 등을 추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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