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늘리는 효성 안방마님…‘후계 구도’ 캐스팅보트 쥘까

[김진욱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부인 송광자씨가 5개월여 만에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사장과 삼남 조현상 부사장이 사실상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송씨가 향후 그룹 후계 구도의 중요한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씨는 효성 주식 1만6850주를 21일부터 나흘간 매입했다. 취득단가는 주당 11만7200원 수준으로 이번 주식 매입에 2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로써 송씨가 보유한 효성 주식은 22만9099주로 지분율은 0.05%포인트 늘어난 0.65%가 됐다. 현준·현상 형제간의 지분 차이인 0.7%에 근접한 수준이다.


형제간의 경쟁적인 주식 매입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송씨가 주식 매입을 공시한 23일, 조 사장과 조 부사장도 각각 5만5550주, 5만1656주를 추가 매입해 11.95%, 11.25%를 보유하게 됐다.


2013년 초까지 지분율 7%대를 유지하던 조씨 형제들은 같은 해 2월 조 회장의 차남 조현문 변호사가 주식 252만주(7.18%)를 매각한 뒤부터 경쟁적으로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 투입되는 자금은 대부분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지분 확대에 대해 효성은 ‘경영권 강화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두 사람의 지분 경쟁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회장이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데다가, 건강까지 좋지 않아 경영에 매진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의 지분 확보 경쟁이 계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조 사장과 조 부사장은 보유 주식을 담보로 금융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나중에는 송씨가 보유한 적은 지분도 후계 구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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