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나성훈 부회장 체제…콜옵션 미행사 주목
유럽노선 확대 앞두고 사내이사 맡아…전환우선주 최대 30% 콜옵션 포기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15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성훈 티웨이항공 부회장. (출처=딜사이트 DB)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유럽 노선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티웨이항공이 나성훈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사실상 오너일가 경영체제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나 부회장은 티웨이항공 인수부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 구원투수 역할을 도맡었던 만큼 향후 이사회에 적극 참여해 기업의 혁신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은 2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나성훈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나 부회장은 나춘호 예림당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티웨이항공은 티웨이홀딩스가, 티웨이홀딩스는 예림당이 지배하는 구조다.


티웨이항공에서 미등기 임원으로만 활동오던 그가 이사회에 본격 합류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따른 유럽 노선 이관 작업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나 부회장, 유럽노선 이관 작업 진두지휘 기대


티웨이항공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을 이관받는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 취항이 본격화될 경우 매년 3000억~4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티웨이항공 입장에서는 주변 경쟁자를 제치고 앞으로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티웨이항공은 해당 노선 취항을 위해 당분간 대한항공으로부터 운항 가능한 여객기를 임대받고, 운항 승무원은 파견받을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빠르면 올 6월부터 순차적으로 유럽 노선에 취항한다는 계획이지만 해결해야 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장거리 노선에 대한 서비스 경쟁력 확보와 향후 자체적인 운영을 위한 직원 규모 증대, 여객기 확보 등이다.


나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것도 티웨이항공이 또 한 번의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나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적은 없지만 기업이 위기일 때마다 등판해 경영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그동안 한발 불러나 있던 나 부회장이 이사회에 들어온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그의 특유의 경영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럽노선 이관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지배력 약화 우려에도 콜옵션 미행사…경영권 매각설

일각에서는 나 부회장이 등기이사를 맡은 것을 두고 회사 경영권 변동을 염두에 둔 횡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항공사업을 영위하는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는 티웨이홀딩스다. 티웨이홀딩스는 티웨이항공의 지분 28.69%를 보유 중이다.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예림당(1.76%) 등이 보유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더하면 30.69%에 이른다.


문제는 2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세운 유한회사 더블유밸류업과의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더블유밸류업이 보유 중인 티웨이항공 지분율은 26.77%로 최대주주와 1.92%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티웨이홀딩스는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전환우선주(CPS) 가운데 최대 30%를 되사오는 콜옵션이 있어 지배지분을 더 확대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행사하지 않았다. 지배력 약화 우려에도 콜옵션 행사를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JKL파트너스와 함께 경영권을 매각을 준비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콜옵션을 행사했다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었음에도 왜 포기했는지 의문"이라며 "콜옵션 행사를 위한 자금도 320억원 가량이었는데 오너일가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JKL파트너스가 자체적으로 지분을 매각한다면 오너일가의 경영권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며 "이를 볼때 티웨이홀딩스가 JKL파트너스와 함께 총 60%대의 지분을 제 3자에게 한번에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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