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사모펀드 인수 후 쪼그라든 사회공헌 지출
JKL파트너스 대주주 변경 후 ESG 흐름 역행…향후 투자유치 걸림돌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0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사회공헌 기부금이 사모펀드로 주인이 바뀐 후 최근 3년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는 롯데그룹이 지주사체제 출범을 위해 금융계열사를 매각하면서 지난 2020년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롯데그룹 산하에 있던 당시와 비교하면 롯데손보의 기부금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가 최대주주에 오른 직후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기업의 재무적 성과 외에 사회공헌 등 비재무적 지표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롯데손보는 최대주주 변경 이후 오히려 이같은 흐름을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사회공헌 기부금액은 1억3000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이익 794억원 가운데 0.17%에 불과하다.


시계를 돌려보면 지난 2018년 롯데손보의 사회공헌 기부금 규모는 14억2500만원이었다. 연간 순익의 2.66%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9년에는 13억6200만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2019년 롯데손보가 무려 817억원의 순손실을 냈음에도 사회공헌 기부금 규모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롯데손보의 사회공헌 기부금은 2020년 대폭 줄었다. 2019년에 14억원에 육박했던 기부금은 1년 만에 1억4500만원으로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폭은 무려 89.35%에 이른다. 2021년에는 기부금이 2억6500만원으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당시 롯데손보의 순이익이 1672억원에 이르렀던 점을 놓고 보면 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기부금 비율은 0.16%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흐름은 올해 1분기에도 순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0.17%에 그치며 계속되고 있다.


롯데손보의 연간 사회공헌 기부금 규모가 급감한 시점이 2019년 10월 대주주 변경 직후인 2020년이라는 점에 눈길이 간다. 국내 시장에서 '먹튀', '기업사냥꾼' 등 사모펀드를 향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연한 가운데 JKL파트너스가 이같은 선입견 더욱 부추기는 셈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롯데손보는 2008년 호텔롯데를 최대주주로 맞이하며 롯데그룹 산하에 편입됐다. 하지만 2017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롯데손보는 계열사를 떠나게 됐다. 공정거래법 및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일반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롯데손보 매각작업에 돌입했고 2019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를 인수자로 낙점했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10월 투자목적회사인 빅튜라유한회사를 통해 롯데손보를 인수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롯데손보가 롯데그룹 계열사였던 2018년에는 롯데손보의 연간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국내 일반손해보험사 11곳 가운데 5위에 해당했다. 절대적 기부금 규모는 7위에 그쳤지만 순이익 대비 기부율은 대형사인 삼성화재(1.88%), DB손보(0.93%)에 앞섰으며 현대해상(2.69%)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대주주 변경 이후 롯데손보가 첫 흑자를 낸 2021년에는 순이익 대비 기부율이 꼴찌였다. 


최근 몇년 사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중요성은 매우 커졌다. 블랙록자산운용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활약하는 큰 손들은 ESG 관련 지표를 투자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다. ESG경영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롯데손보는 JKL파트너스 품에 안긴 뒤 이와 같은 흐름과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사모펀드의 자금 주기 등을 고려하면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한지 5년차에 접어든 데 따라 투자금 회수를 위한 매각이 곧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보는 2019년, 2020년 2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지만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집중 전략을 통해 이익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는 향후 매각 시점에 롯데손보의 몸값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기업이 아무리 빼어난 실적을 내더라도 ESG분야에서 뒤처지게 되면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롯데손보의 몸값은 조 단위로 거론되고 있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인 만큼 재무적투자자(FI)의 참여가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향후 매각 과정에서 투자자를 모집할 때 재무적 요소 외에 ESG 관련 지표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ESG 요소를 통제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유럽 등 여러 선진국의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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