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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파트너스
요란했던 행동주의…'찻잔 속 미풍'
⑥토비스·사조오양·남양유업 제안 11개 안건 중 감사 선임 2건만 가결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1일 10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 올해 정기주총에서 이른바 '조카의 난'이라 불리는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개입해 주목받고 있다. 차파트너스는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를 운영하는 운수회사에 투자하는 경영참여형 PEF(사모펀드)에 특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표방하는 차파트너스의 그간 투자 이력과 성과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표방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행동주의 활동이 찻잔 속 미풍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가치를 제고를 명분으로 내세운 방안들이 대부분 주주총회 문턱을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일부 감사 선임만 성사됐을 뿐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와 같은 기업 재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안건들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차파트너스는 금호석유화학에 앞서 토비스(2022년 3월), 사조오양(2022년 3월), 남양유업(2023년 2월)을 상대로 주주활동을 전개했다. 본래 인프라 투자에 특화된 PE(사모펀드)로 출범한 차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가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도입하고 나서부터 행동주의 펀드로 영역을 넓혔다.


차파트너스는 PE의 특성인 '비밀주의'를 깨고 토비스, 사조오양, 남양유업과 관련된 활동을 외부에 공개하고 있다. 이는 이들 트랙레코드(실적)가 행동주의 펀드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회자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는 '조카의 난'이라 불리는 금호석화 경영권 분쟁의 중심에 선 차파트너스는 사조오양, 남양유업을 상대로 판정승을 거둔 PE로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차파트너스가 타깃이 된 기업에 끼친 영향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차파트너스가 제시한 주주제안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반영된 것으로 나타나서다.



코스닥 디스플레이 기업인 토비스에 차파트너스가 요구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2022년 3월에 작성된 공개주주서한을 살펴보면 차파트너스는 토비스 측에 심혜섭 변호사(심혜섭법률사무소)를 감사로 발탁할 것과 더불어 토비스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 소각을 권고했다. 지배구조 전문가인 심 변호사가 경영자와 주주간의 이해관계 불일치 문제를 해소해 줄 적임자로 평가했다. 또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주식 물량을 줄여 최대주주(김용범)와 소액주주가 상호 '윈윈'하자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심 변호사의 감사 선임은 성사되지 않았다. 토비스는 기존에 감사 업무를 맡아온 안영수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를 재선임 했다. 자사주 소각도 전량이 아닌 일부만 이뤄졌다. 토비스는 2022년 3월 30만주를 소각한데 이어, 지난해 5월에 15만주를 추가로 소각해 자사주 비중을 기존 7.5%에서 5.49%로 낮췄다.


차파트너스는 사조오양의 시가총액이 보유 중인 광화문 부동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9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주주활동을 전개했다. 사조오양에 대해서는 ▲이상훈 경북대 교수 감사선임 ▲독립적인 이사회 구축을 위한 집중투표제 도입 ▲사조산업과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자발적 상장폐지 ▲주당 500원 현금배당 ▲자기주식 100억 매입을 제안했다. 이중에서 이상훈 교수의 감사 선임만 성사됐을 뿐 나머지 안건은 주주총회에서 모두 부결됐다.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초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남양유업을 상대로도 주주제안을 실행했다. 먼저 토비스에서 추천한 바 있는 심혜섭 변호사를 다시 한 번 감사 후보로 내세웠다. 이외에도 주당 82만원에 공개매수를 단행해 일반주주 지분 50%를 매입할 것과 더불어 ▲보통주 및 우선주의 5:1 액면분할 ▲주당 2만원 현금배당을 제시했다. 차파트너스가 제시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 가운데 주총 문턱을 넘은 건 심 변호사의 감사 선임이 유일하다. 


현재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 개인 최대주주(9.1%)인 박철완 전 상무로부터 주주제안권을 위임받아 행동주의 펀드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달 22일 개최예정인 금호석화 주주총회에서 김경호 KB금융 이사회 의장의 감사 선임과 함께 보유 중인 자사주를 2년 안에 100% 소각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금호석화는 강온전략으로 맞붙고 있는 모양새다.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박 전 상무 개인을 대리한 것일 뿐 소액주주 가치 제고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3년에 걸쳐 자사주 절반 소각을 약속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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