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쏘카 창업주, 한달간 131억어치 주식 매입…왜?
쏘카 주식 86만4000주 장내 집중 매수…내년 주총 경영권 공격 대비 해석
이 기사는 2023년 12월 27일 17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웅 쏘카 대표(오른쪽)와 박재욱 쏘카 창업주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과 관련해 취재진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_뉴스1>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차량공유 업체 쏘카 창업주인 이재웅 전 대표가 회사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 한달여간 131억원이 넘는 개인 사재를 투입했다. 시장에서는 이 전 대표가 롯데렌탈과의 경영권 분쟁을 대비하고 있다고 시각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이달 1일부터 26일까지 쏘카 주식 33만4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총 거래 대금은 53억2743만원이며, 전액 보유 자금으로 충당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쏘카 지분율은 종전 1.6%에서 2.6%로 1%p(포인트) 상승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총 28차례에 걸쳐 86만4000주를 취득했으며, 여기에 투입된 현금만 총 131억876만원이다. 이전까진 자신이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를 통해 쏘카 주식을 보유했지만, 롯데렌탈에 최대주주 지위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자 직접 움직인 것이다.


쏘카와 롯데렌탈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처음 불거진 것은 올 8월이다. 현 3대주주인 롯데렌탈이 2대주주인 SK㈜가 보유한 주식 전량(17.9%)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더해 롯데렌탈이 작년 3월 비상장사였던 쏘카 주식을 취득하며 최대주주와 약속한 주식매수청구권(풋옵션)에 따라 이 회사 주식 5%를 추가 확보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완료되고 지분 거래가 마무리될 경우,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율은 단숨에 34.7%가 된다. 특히 롯데렌탈이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4000억원을 훌쩍 웃돈다는 점에서 추가 취득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3월 개최되는 쏘카 정기주주총회에서 이 전 대표 측과 롯데렌탈이 맞붙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전 대표가 연말 주식 매입에 열을 올리는 주된 요인이 내년 주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이 인정되려면 이달 26일(결제는 28일)까지 주식 매입이 완료돼야 한다.


아울러 쏘카 4대주주이자 최대주주 에스오큐알아이의 자회사인 에스오피오오엔지가 보유 주식 중 20만주(0.6%)를 우리사주조합(우리사주)에 증여한 점도 롯데렌탈과의 표대결을 염두에 뒀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현행 상법에 따라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의결권을 최대 3%만 행사하도록 제한한 이른바 '3%룰'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유 주식 중 일부를 우리사주에 넘기면 의결권 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재 쏘카 우리사주는 25만4653주(0.78%)를 보유 중인데, 이번에 증여 받은 물량을 포함해 총 1.38%에 달하는 의결권을 모두 행사할 수 있다.


이 전 대표의 지분 매입과 에스오피오오엔지의 지분 증여 등으로 쏘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종전 38.43%에서 39.33%가 됐다.


쏘카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주식 매입은 미래 비전인 '쏘카 2.0'의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단 의미"라며 "우리사주 증여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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