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어닝쇼크에 유통주식수 부담…떠나는 투심
하반기 은행업 부진, 자회사 신주 발행 통한 유통주식수 증가 '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7일 06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 사옥 전경(제공=우리금융)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올 상반기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주식시장 투심도 떠나고 있다. 하반기 은행 실적 전망이 밝지 않은 데다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완전 자회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주발행까지 고려하면 투심 회복에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539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620억원)에 비해 12.7% 감소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전년 대비 이익이 감소한 곳은 우리금융과 신한금융 두 곳뿐인데, 신한금융이 2%대 소폭 감소한 데 반해 우리금융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추가충당금 2630억원을 적립하며 그룹 대손 비용이 5500억원을 상회했고, 홍콩 부동산 관련 사모펀드에 대한 자율조정 배상 실시로 약 530억원의 기타충당금을 쌓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유가증권관련이익 감소로 기타 비이자이익이 부진했고 2분기 은행 NIM(순이자마진)도 전분기 대비 6bp(1bp=0.1%) 하락하면서 순이자이익도 감소했다. 상반기 NH농협금융(1조7058억원)에도 뒤쳐지며 금융지주 순이익 규모 4위 자리도 내줬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 실적 부진과 함께 카드, 캐피탈, 종금 등 주요 계열사 실적도 자본비율 관리를 위한 영업 축소 및 자산건전성 악화로 아쉬운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주가도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7월27일 상반기 실적 발표 후 다음 날인 28일, 전일(1만2140원) 대비 5.4% 떨어진 1만148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도 했는데, 외국인은 569만주를 팔아치웠다. 상장 주식의 0.78%에 달하는 규모였다.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4일 종가 기준 1만1600원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큰 폭 이익성장을 기록한 KB금융의 주가가 실적발표(7월25일, 4만7650원) 이후 5만원을 돌파하며 상승세를 보인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실적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마진 하락과 성장성 둔화, 건전성 악화 등 은행업종이 전반적으로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은경완 연구원은 "우리종금 및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 자회사 결정, 대규모 비용처리를 통한 자산 클린화 작업 등으로 미뤄볼 때 올해는 외형확장 보다는 내실경영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연말 예상 배당수익률이 8.6%에 달하는 만큼 주가 하방 리스크는 제한적이지만 뚜렷한 상승 모멘텀도 부재하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의 실적 반등의 선결 과제로 '비은행 강화'가 꼽히지만 이마저도 매물이 없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타 금융지주들의 경우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계열사의 덕을 톡톡히 본 것에 비해 우리금융은 은행의 순이익 비중이 96%에 달해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한 비이자이익 증대의 가능성이 닫혀 있는 상태인 것이다.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완전 자회사화를 위해 새로 발행하는 주식도 부담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자회사 주식을 지주로 이전하고 기존 주주들에게는 지주사 신주를 배정할 계획이다. 이달 8일 소규모 주식교환을 진행하고, 28일에는 신주가 상장될 예정이다. 신주 발행을 통해 늘어나는 주식 수는 약 3250만주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우리종금과 우리벤처파트너스의 완전자회사 전환 시 신주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에 대한 주주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다만 우리금융이 상위 금융지주에 비해 자본력이 가장 약점으로 꼽혔는데 이번 신주발행을 통해 보통주자본비율이 20bp 개선이 되는 부분은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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