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메이트, 지분 스왑으로 美 AI기업 인수
보통주 성격 CB와 병행해 지급…실적에 따라 거래 대금 줄어들수도

[권일운 기자]
엔터메이트가 미국 소재 인공지능(AI) 기술기업을 인수한다. 현재의 주력 사업인 게임에 AI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물론 금융과 경제 관련 분야에도 진출하기 위해서다.



엔터메이트는 지난 16일 보스턴AI(Boston AI INC) 지분 100%(765만3000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입 가격은 140억원이다.


보스턴AI는 미국 보스턴에 거점을 둔 AI 플랫폼 개발 기업이다. 지분은 대표이사인 MIT(메사추세츠 공과대학)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한국인 강정석씨와 미국 국적을 가진 신태원씨, 중국인 이룬 추(Yilun Zhu)씨, 미국 벤처캐피탈 플레이랩스(Play Labs LLC)가 나눠 보유하고 있다.


엔터메이트는 140억원에 달하는 보스턴AI 인수 대금을 전액 자체자금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 보더라도 매매 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65억원에 불과하다.


엔터메이트는 대신 일종의 지분교환 방식의 거래를 진행하기로 했다. 거래 대금의 절반을 엔터메이트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전환사채(CB)로, 나머지 절반은 현금으로 지급하는 구조다. CB를 수령한 매각자 측이 추후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엔터메이트 보통주를 확보할 수 있다.


엔터메이트는 일단 계약금 70억1000만원을 CB로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달 24일 매각자 측을 대상으로 4회차 CB를 발행하게 된다. 보스턴AI 매각자들은 CB 전환권을 행사했을 때 5.82%에 해당하는 엔터메이트 지분(발행 당일 전환가액 기준)을 갖게 된다. 엔터메이트는 이같은 구조를 통해 당장의 현금 유출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잔금은 69억9000만원은 내년 10월 19일 까지 현금으로 지급하면 된다. 잔금 액수는 올해 실적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들 수 있다. 스타트업 단계의 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이다.


엔터메이트가 마련한 안전장치는 더 있다. 일단 엔터메이트가 거래 상대방에게 발행한 CB는 이자율이 0%이며 상환 청구가 불가능하다. 사실상 보통주와 동일한 성격을 띠는 CB다. 매각자들은 보스턴AI가 내년 30일까지 가시적인 실적을 내지 못할 경우 CB 일부를 엔터메이트 측에 반납해야 한다는 조항도 계약에 삽입했다. CB 전환권 행사는 반납 의무가 사라지는 2020년 4월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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