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미국 법인, 석 달간 8000억 수혈
절반은 외부 조달…3Q 투자액 4.6조, 생산능력 공격적 확대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4일 14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가 올해 7월 말부터 9월까지 외부에서 약 4000억원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SK온의 4000억여원 지원까지 더하면 석 달 동안 자회사 하나에만 8000억원이 들어간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의 SKBA 3498억원, 헝가리 법인 2721억원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채무보증을 연장한 것이다.


주목할 부분은 채무보증 잔액(9조462억원)으로, 넉 달 만에 약 2500억원이 늘어났다. 직전 채무보증 공시는 7월 25일자인데, 당시 기재한 잔액은 8조8012억원이다.


내역을 살펴보면 기재한 4개 항목 모두 늘었다. 특히 SKBA 채무 보증 잔액이 3조5373억원으로, 3조1402억원 대비 약 4000억원 증가했다. 유럽 법인인 SK온 헝가리 Kft.에 대한 채무 보증 잔액은 약 240억원 늘어난 3조1356억원이다. 나머지 2개 항목은 SK온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해외 생산 법인으로 각각 100억원대 증가했다. 


SK온의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9월 말 SKBA 채무보증 잔액은 3조5034억원으로, 7월말 대비 3632억원 증가했다. SKBA가 지난 7월 25일~9월 30일 사이 최소 3600억원을 차입했단 얘기다. 3분기 동안 SKBA 채무보증 잔액의 추이를 보면 8400억원 증가와 2408억원 감소가 이뤄지면서 5999억원 순증가를 기록했다.


SK온은 SKBA에 통해 미국 내 생산 능력을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지난해 총 3조원 규모 조지아주 1, 2공장 구축을 마쳤고, 현대자동차그룹 합작 공장(JV) 포함 8조3000억원 규모의 신증설을 남겨 둔 상황이다. 이밖에 적자 지속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돼 온 수율 개선 등 공장 운영에도 상당 비용을 투입했을 걸로 분석되고 있다. 


대규모 비용을 투입하면서 SKBA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4조5628억원의 투자액을 장부에 반영했다. 전기 말 기록한 1조9811억원의 140%가 넘는 규모이며,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큰 액수다.


실제 SK온은 SKBA에 자금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20일 970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1300억원)를 출자했다. 이후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2억달러(약 2700억원)를 빌려 줬다. 앞서 7월 SKBA 등 종속 기업들과 체결한 대출 약정을 실행한 것으로 한도는 15억달러다.


SKBA는 투자 외 계획된 지출도 산재하다. 우선 3분기 말 기준 총 1조3448억원의 회사채 미상환 잔액 중 4034억원을 내년 3분기까지 상환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도 잠재적 금융 리스크다. SKBA는 폐기 배터리 처리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건과 관련, 7월 말 제소 당했다. 해당 소의 소요 기간과 최종 결과는 아직 예상할 수 없단 입장이다. 


이 외에 SKBA는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설립한 합작 법인(JV)인 블루오벌SK가 현지 정부로부터 임차해 사용 중인 공장 부지의 환경 오염 등 피해를 배상할 의무의 50%에 대한 이행 보증을 제공 중이다. 지분율만큼의 보증이다. SK온은 이에 대해 1억달러(약 1300억원) 한도로 재보증하고 있다.


9조원 이상의 채무보증 잔액은 고스란히 SK온의 우발 부채로 잡힐 전망이다. 이는 SK온 지분 89.52%를 보유 중인 최대주주 SK이노베이션의 연결 재무제표로도 반영된다.


SK온의 부채는 현재 20조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자산 총액은 올해 3분기 기준 31조원에 육박, SK이노베이션에서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K온 미국 조지아 1공장 (제공=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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