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재구성 첨병 ‘처음처럼’
[소주열전-롯데주류]③ 주종별 수익성 개선 방안 마련, 점진적 개선 기대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롯데주류가 고원가·저수익 제품 정리 등 수익성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고 있다. 소주 ‘처음처럼’의 선전에도 ‘피츠 슈퍼클리어’ 등 맥주를 포함해 나머지 주종의 부진으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우선 소주 판매량을 늘려 실적을 개선하고 중장기적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맥주 등의 경쟁력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27일 롯데주류의 IR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은 3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줄었다. 주종별로는 소주 매출은 1640억원으로 같은 기간 3.6% 늘었고, 맥주(650억원)와 와인(350억원)도 각각 32.1%, 18.3%씩 증가했다. 반면 위스키 매출은 27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15.1% 줄었고, 기타주류는 730억원으로 32.4% 감소했다.


위스키 등 기타주류의 매출 감소는 국내 주류 시장의 소비 트렌드가 수년 전부터 알코올 함량이 낮은 저도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소주 매출 증가는 광주와 대전 등 지방 대도시에서 ‘처음처럼’의 판매량이 늘고 있는 데다 수출지역도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점유율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맥주의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롯데주류의 실적이 악화된 가장 큰 이유로 맥주 판매 부진을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출시한 ‘클라우드’는 물론 지난해 선보인 ‘피츠 슈퍼클리어’까지 국내 맥주 시장에 연착륙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는 두 제품의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이 5%를 밑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맥주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뭘까. 라인업 확장에 따른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6월 피츠 슈퍼클리어를 출시했다. 또 같은 해 11월 글로벌 맥주회사인 몰슨쿠어스 인터내셔날의 제품을 한국에서 독점 판매할 수 있는 계약을 맺고 올 1월부터 ‘밀러’와 ‘블루문’, ‘쿠어스’ 등을 판매하고 있다.


피츠 슈퍼클리어가 롯데주류가 2014년 선보였던 ‘클라우드’의 점유율을 잠식하는 카니발리제이션을 현상을 보였던 것을 고려하면 밀러 등 수입맥주의 판매가 증가로 매출도 늘었던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롯데주류의 수입맥주 역시 4캔에 1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보니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처음처럼의 선전에도 롯데주류가 올 들어 매분기 12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청주 제2맥주공장 증설과 피츠 슈퍼클리어 출시에 따른 초기 마케팅 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주종별로 실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부적으로 목표했던 성과는 달성해 나가고 있어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주류의 자료에 의하면 소주의 경우 핵심 브랜드로 확고한 기반을 구축해 판매량을 늘리는데 매진하고 맥주는 광고판촉비 효율적 집행을 통한 시장경쟁력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와인은 국내 시장이 ‘빅3’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판권 확보를 통한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기타주류는 지난 7월 출시한 저도 위스키 ‘에스코트’ 등과 같은 제품을 선보여 점유율을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롯데주류는 2011년 10월 롯데칠성음료에 흡수합병 된 이후 충북 소주와 롯데아시히주류 와인사업부를 차례로 인수해 외형을 키웠다. 롯데칠성음료가 주류사업을 키우기 위해 M&A(인수합병)에 쏟아 부은 자금만 해도 54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소주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클라우드를 출시하고 맥주 사업에 뛰어들기 직전 3개연도(2011~2013년)는 47%였고, 이후 4개연도(2014~2017년)는 44.1%로 집계됐다. 또 올 상반기는 45.1%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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