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상용화 원년 대비 5G 투자 감소
고객 확보 매진, CAPEX 3배 규모...주파수 대가‧요금제 방어 '미지수'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0일 16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조아라 기자] SK텔레콤이 5세대(5G) 이동통신 품질 저하 논란에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대폭 줄인 반면 마케팅 비용은 소폭 늘렸다. 늘려야 할 CAPEX는 줄이고 줄여야 할 마케팅 비용은 늘린 셈이다.


SK텔레콤이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유치를 위한 콘텐츠 강화 계획을 알리고 있지만, 여전히 네트워크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용 집행 내용이 정부 방침과 어긋나면서 향후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이나 5G 보편요금제 등 제도 협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각사 IR 자료 참고

10일 SK텔레콤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CAPEX 규모는 24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가량 줄었다. 약 4160억원에 달하는 수치다. 통신3사 중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KT의 CAPEX 규모는 10% 증가한 9673억원, LG유플러스는 24% 가량 감소한 5963억원이다. 


SKT와 SK브로드밴드를 합한 올해 1~3분기 5G CAPEX 누적 규모로 보면 상황은 다르다. SKT군의 CAPEX는 1조 8600억원으로

가장 많다. CAPEX 가이던스 진행률도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SK텔레콤의 올해 CAPEX 추정치는 2조8000억원으로 누적 진행률은 53.6%에 불과하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을 4분기에 쏟아야 한다는 얘기다.


KT와 LG유플러스의 CAPEX 가이던스는 각각 3조1000억원, 2조5000억원이다. 가이던스 진행율은 KT 57.4% LG유플러스 63.8%다. 4분기에 KT는 1조3200억원, LG유플러스는 9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반면 SK텔레콤의 마케팅 비용은 764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 오르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CAPEX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마케팅 비용이 3% 가량 증가한 KT는 CAPEX에 3300억원 가량을 더 쏟았다. 유일하게 마케팅 비용을 1% 가량 줄인 LG유플러스도 CPAEX(5963억원)에 153억원을 더 투입했다.


SK텔레콤의 경우 5G 가입자 순증 확대와 3분기 실적 개선이 네트워크 투자가 아닌 '고객 모시기'로 이어졌다. SK텔레콤은 온라인 고객 대상의 비대면 판매 활성화로 비용 효율화를 추진했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수치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는 실정이다.


SK텔레콤의 올해 매출(연결기준)은 3.7% 증가한 4조730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9.7% 늘어난 3615억원에 달했다. 올해 3분기 SK텔레콤의 가입자는 426만명으로 전체 5G 시장의 46.1%를 차지했다. 5G 가입자 확대 및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은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7% 가량 늘면서 무선사업도 순항 중에 있다.


이 가운데 5G 품질 저하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 주요 이슈로 질타가 이어진 데 이어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하반기 CAPEX 규모가 줄면서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눈치다. SK텔레콤은 지속적인 시스템 개선과 커버리지 최적화 등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담보하기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신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업무가 필요한 기지국 구축 등 설비투자가 일시 지연됐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을 비롯해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 감축에 실패하면서,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대가가 과하다는 근거로 제시했던 '5G 투자 여력 부족'도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5G 요금 인하와 관련해 정부에 통신사의 입장을 어필하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는 통신3사의 마케팅 비용 규모를 연간 9조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관련 법안과 제도 마련에 있어서 중요한 자료로 참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의 비용 집행이 개선되지 않으면 단말기유통개선법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