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투자’ 현대차그룹 GBC, 4년 만에 빛 본다
정부,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 조기착공 추진…내년 상반기 착공 전망


[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추진해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착공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4년 만에 빛을 보게될 전망이다.


정부가 공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에는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거나 이해관계 조정 등을 통해 그동안 막혀있던 대규모 기업투자 프로젝트에 대한 조기착공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부는 그 일환으로 현대차그룹이 옛 한국전력 부지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3조7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할 예정인 GBC에 대한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수도권정비위원회는 대규모개발사업 등 수도권의 정비와 건전한 발전에 대한 중요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하는 위원회를 말한다.


◇새로운 100년의 중심 ‘GBC’…표류한 4년의 세월


현대차그룹의 GBC 프로젝트는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시발점이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2016년 2월 공개한 GBC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GBC는 7만9342㎡ 부지에 지상과 지하를 합쳐 총 연면적 92만8887㎡ 규모로 조성된다. 그룹 통합사옥으로 사용될 105층 타워를 비롯해 공연장과 전시시설, 컨벤션, 호텔·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GBC는 지리적으로도 향후 수도권 광역 교통 허브가 될 영동대로와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를 가로지르는 공공보행통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해 서울 강남의 지리적 랜드마크 역할을 겸하게 될 것이란 평가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관련 부지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현대차그룹 컨소시엄(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은 지난 2014년 9월 삼성전자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한국전력 본사 부지(토지 면적 7만9341.80㎡, 건물 9만7260.78㎡) 입찰에 참여해 감정가(약 3조3346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이란 파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하면서 관련 부지를 낙찰받았다. 부지 매입뿐만 아니라 한국전력 부지 후속 개발비용까지 더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제시한 결과다. 경쟁자였던 삼성전자가 제시한 4조원대의 입찰가와 비교해서는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GBC 프로젝트는 3차례 고배를 마셨다. 105층의 고층건물이 들어서기 때문에 전투비행에 대한 국방부와의 합의, 인구집중에 따른 대책마련이 필요했지만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재계에 따르면 관련 사항들은 과거에 비해 진척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마련되면 내년 1월 중 관련 심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건축계획의 법·제도 준수여부를 점검하는 서울시의 건축 허가와 지하구조물의 안전에 대해 점검하는 구조·굴토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된다. 이를 고려할 때 빠르면 착공은 내년 상반기 중 시작될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을 통한 시공…“지배구조개선과 연관 가능성”


GBC프로젝트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을 통해 공사에 착수할 전망이다. GBC 프로젝트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70%, 30%의 시공 지분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6년 12월 현대차그룹 컨소시엄(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과 GBC 신축공사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21년 6월30일까지다.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를 주도할 것이란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그룹 임원인사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보좌하던 그룹의 핵심 임원들을 2선으로 내리고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 중심의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을 알린 가운데 정 부회장이 2대주주(11.72%)로 있는 현대엔지니어링 중심으로 공사를 진행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통해 실적을 향상을 꾀하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향후 현대건설과의 합병에서 합병비율을 높게 가져가 궁극적으로 지배구조개편에 활용할 것이란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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