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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정대현, '자금줄' 에스피네이처 배당 줄인 속사정
상환우선주 발행해 자본 확대…상환 때까지 매년 32억 현금 유출 부담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5일 16시 4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삼표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정대현 삼표그룹 사장이 승계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해온 에스피네이처의 배당금을 오히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삼표그룹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재편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자본 확충을 위해 상환우선주(RPS)를 발행한 상황에서 정 사장이 무리하게 배당을 늘릴 경우 되레 자본금을 까먹을 수 있단 이유에서다.


에스피네이처는 2022년도 사업연도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700원을 지급했다. 전년과 달리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탓에 총 배당금은 40.5% 줄어든 71억원에 불과했다. 오너 3세인 정대현 사장은 이 회사 지분율 72%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약 53억원을 배당 받았는데, 전년 90억원과 비교할 때 36억원 넘게 줄었다.


반면 우선주의 경우 전년(6035원)보다 3배 늘어난 주당 1만7910원, 총 32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보통주 배당이 줄어든 영향으로 전체 배당금은 131억원에서 103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배당성향 역시 117.12%에서 59.89%으로 반토막 났다.


정대현 사장 개인회사인 에스피네이처가 갑자기 배당 규모를 줄인 것을 두고 시장에서는 상환우선주(RPS)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에스피네이처는 2021년 자본 확충을 위해 약 800억원 규모의 RPS를 발행한 바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RPS가 회계 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자본 확충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에스피네이처와 ㈜삼표의 합병을 염두하고 RPS 발행한 것 아니냐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정 사장이 에스피네이처의 주식 가치를 최대한 인정받으려면 두 회사의 덩치가 엇비슷하거나 더 커야 한다. 실제 2020년만 해도 에스피네이처와 ㈜삼표의 자본총계는 각각 3941억원, 7995억원으로 차이가 상당했지만 RPS를 발행한 2021년 각각 4746억원, 8008억원으로 격차가 상당히 줄어들었다.


문제는 RPS 배당률이 연 3.98%로 고정돼 있단 점에 있다. 현재 RPS 주주는 멀티솔루션스프링제일차(37.5%)와 키스에스비제칠차(37.5%), 신한금융투자(25%)인데 RPS 상환이 완료될 때까지 매년 32억원을 3인의 RPS 주주들에 지급해야 한다. 다만 작년 3월 지급된 RPS 배당금은 총 10억7295만원이었는데, RPS가 발행된 8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의 배당률만 계산돼서다.


정대현 사장은 RPS 몫의 배당 외에 추가로 이익을 나누지 않는 '비참가적 우선주' 조항에 따라 분배 가능한 잔여 이익을 모두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정 사장이 무리하게 배당 욕심을 낼 경우 기껏 늘려 놓은 자본금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일각의 시각이다. 정 사장 역시 이를 의식해 배당 규모를 소폭 낮췄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정대현 사장은 에스피네이처 외에도 삼표그룹 계열사인 삼표시멘트와 삼표산업에서 각각 1억3000만원,  900만원씩의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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