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셋+]
한국맥도날드
연거푸 실패한 매각…걸림돌 셋
⑤몸값괴리·운영통제·로열티부담 발목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5일 15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출처=맥도날드 홈페이지)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글로벌 프랜차이즈기업인 맥도날드가 한국법인(한국맥도날드) 매각에 연거푸 실패했다. 시장에선 높은 매각가격과 함께 까다로운 운영통제, 과도한 로열티 등이 협상의 발목을 잡은 주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는 연초 두 번째 매각이 무산된 이후 중장기 성장전략을 공표하며 기업가치 제고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앞선 조건들에 대한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향후 매각도 최종성사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시장에선 관측 중이다.


맥도날드 본사인 미국맥도날드(McDonald's Corporation)는 현재 아시아·태평양·중동지역 총괄법인인 맥도날드APMEA를 통해 한국맥도날드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본사는 타 국가에 비해 직영점 비중이 월등히 높은 한국법인의 사업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그간 수 차례 매각을 타진해왔다.


실제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전국에 399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중 직영점 비율이 약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직영점 체제는 가맹점과는 달리 초기 투자비용을 분산할 수 없고 직원도 직고용 형태로 운영된다. 아울러 해마다 대규모 임차료 부담까지 짊어져야 한다. 한국맥도날드는 작년에만 인건비와 임차료로 총 3322억원을 지불했다. 가맹점 체제였다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비용을 매해 수천억원씩 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맥도날드 본사는 자체부담해야 할 비용을 잠재적 마스터프랜차이즈(MFA) 계약업체에 넘기기 위해 적극적인 매각을 추진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본사가 한국법인 매각에 처음으로 나선 건 2016년이다. 당시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매일유업·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장기간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더 이상 거래를 진전시키진 못했다. 그러다 7년 만인 올해 초 동원그룹(동원산업)이 또 한번 한국맥도날드 인수 타진에 나섰으나 이 역시 협상은 결렬됐다.


시장에선 한국맥도날드 매각이 번번히 무산되는 걸림돌로 크게 3가지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먼저 매각가격에 대한 원매자와의 이견 차다. 맥도날드 본사는 2016년에 이어 올해 매각협상에서도 한국법인의 몸값을 약 5000억원 안팎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원매자로 나섰던 매일유업과 동원그룹 양사 모두 이 기업의 최대가치를 2000~3000억원 내외 수준으로 평가하면서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특히 올해 동원그룹과의 매각협상에서는 일부 부동산을 매각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한국맥도날드의 기업가치에는 보유한 대규모 부동산 자산도 높은 평가요인이었다. 이 회사가 보유한 토지와 건물가치는 작년 말 장부가 기준으로만 150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본사가 이 중 일부를 매각대상에서 빼 자체적인 임대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결정하면서 기업가치에 대한 괴리는 더 커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매각협상 과정에서 맥도날드 본사가 내건 까다로운 운영조건 역시 수월한 매각을 어렵게 만든 요인이다. 특히 한국맥도날드는 원매자가 지분 100%를 인수해도 경영을 전적으로 주도할 수 없는 구조다. 우선 한국법인의 새 주인은 DL(Developmental Licensee) 파트너로서 본사와 MUFA(Multi-Unit Franchise Agreement) 계약을 체결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전 매장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게 되는데 최초 계약기간만 20년으로 원매자 입장에선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나아가 운영에 대한 본사의 강한 통제도 걸림돌이다. 동원그룹이 올해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섰던 건 그간 구축해 놓은 계열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실제 동원그룹은 식자재유통과 축육을 담당하는 계열사 동원홈푸드를 통해 한국맥도날드 인수 이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인 원재료 납품을 구상했다. 아울러 물류에서도 동원로엑스(구 동부익스프레스)를 기반으로 물류마진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본사가 이에 대해 강한 통제조건을 내걸면서 인수 유인요인이 희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러한 사업의 유연성이 훼손된 부분이 동원이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포기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로 보고 있다.


과도한 로열티 부담 역시 매각을 위해선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한국맥도날드는 매년 미국 본사에 순매출의 5%와 국내 신규 오픈 매장당 4만5000달러(한화 약 5993만원)를 지급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본사가 한국법인에서 수취한 로열티는 최근 4년 동안에만 총 2127억원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맥도날드는 2183억원에 달하는 누적순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선 과도한 로열티 지급부담만 없었다면 순이익이 날 수 있었을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를 인수하려면 높은 몸값은 차치하고서라도 신메뉴 출시와 식자재유통, 인테리어 변경 하나까지 미국 본사와 협의를 해야 하는 계약조건을 수용해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맥도날드 본사가 인수기업에게 사업전반에 대한 유연성을 보장하지 않는 한 최종 매각성사까지 도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시장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략적파트너를 물색하는 한편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다"라며 "자세한 사항은 적절한 시점에 말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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