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통합 후 '재무부담' 이상無
연내 물리적 결합, 아시아나 취약성 상쇄 여력 확보…신용등급 'A' 유지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16시 4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대한항공)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대한항공이 연내 아시아나항공과의 물리적 결합을 마무리 짓더라도 통합 항공사 재무건전성은 크게 훼손되지 않을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항공업 회복에 힘입어 개선되고 있는데다 대한항공이 충분한 재무 기초체력을 다져놓았기 때문이다.


A급으로 상향 조정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한기평),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이 제시한 하향 트리거를 충족시키지 않을 것으로 파악돼서다.


◆ 대한항공, 美기업결합 승인 후 연내 자회사 편입 목표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미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에 대한 승인을 얻는다는 계획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을 공식화한 이후 2021년 총 14개 필수국가에 기업결합을 신청했고, 현재 13개국의 결합 심사를 통과했다.


대한항공은 미국 심사가 종결된 이후 유럽연합(EU)의 조건부 승인에 따라 선결조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해당 절차가 모두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된다.


애초 통합 항공사 출범을 놓고 대한항공의 재무건전성 약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한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를 떠안게 되는 만큼 대한항공의 신용도와 재무구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실제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 연결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410.6%까지 치솟았고, 차입금의존도는 61.8%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대한항공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88.5%, 46.9%에 그쳤다.


◆아시아나 재무구조 회복세…대한항공 압도적 재무력 구축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태는 지난해 엔데믹 전환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크게 호전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6233억원과 영업이익 61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2.8% 성장했으며, 영업이익은 3.5% 늘었다. 순이익은 무려 580.6% 급증한 1805억원으로 나타났다.


(출처=금융감독원, 각 사)

실적 호조는 재무구조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1780.2) 대비 300% 가까이 하락한 1506.4%, 차입금의존도는 6.3%포인트(57.5→51.2%) 낮아졌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취약한 재무상태를 상쇄할 수 있을 만큼의 여력을 확보해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 이후 대한항공의 개별 재무구조보다는 약화되겠지만, 항공업계 평균을 웃도는 건실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대한항공(별도기준)의 아시아나항공(연결기준) 통합에 따른 지난해 합산 재무제표를 가정해 보면 부채비율은 302.9%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며, 차입금의존도는 40.4%로 집계된다. 이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총 자본(967억원)이 아시아나항공(81억원)의 12배에 육박하는 만큼 빚(부채)을 축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와서다.


올해 항공업황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합 대한항공 출범에 따른 모기업의 부담이 더욱 완화될 전망이다. 펜트업(보복) 수요가 여전히 적체돼 있을 뿐더러 항공기 인도 지연에 따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당분간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전개됨에 따라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대한항공, 신평사 제시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 미충족 


특히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에도 A급 신용도를 지키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신용평가 3사는 지난해 10월 일제히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대한항공이 A급으로 복귀한 것은 2015년 이후 8년 만의 성과다.


(출처=각 사)

다만 신용평가 3사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통합에 대비해 신용등급 하향 변동요인을 제시했다. 각 사마다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정량평가 기준으로는 ▲순차입금/EBITDA 4배 초과(한신평) ▲순차입금/자기자본 300% 초과(한신평) ▲차입금의존도 40% 초과 및 총차입금/EBITDA 5배 상회(나신평)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두 항공사의 합산 순차입금/EBITDA와 순차입금/자기자본은 각각 3.6배와 99.8%로 안정권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40.4%로 하향 기준에 도달했으나, 총차입금/EBITDA가 4배여서 문제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유상증자 대금이 유입되면 아시아나항공과 관련 자회사의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대한항공 역시 투자 지출이 증가하겠지만 자체 영업현금흐름으로 소요 자금의 상당부분을 충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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