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구 회장 등 금호HT 특수관계인, 지분매집 왜
2월부터 7만주 매집…"책임경영 통한 주가부양 차원" 설명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금호에이치티(금호HT) 지분을 보유한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올 초부터 이 회사 지분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조치로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주주 및 기업가치 재고를 위해 매입행렬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명구 회장과 금호전기, 박 회장의 부인인 박현옥 씨가 운영하고 있는 아이네트코리아 등 금호에이치티 특수관계인들이 지난 2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이 회사 주식으로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업인 금호전기가 지난 2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주당 5665원에 3만5519주를 매입했고, 박 회장과 아이네트코리아 역시 엇비슷한 가격에 각각 4794주, 3만3868주씩 사들였다. 이에 따라 특수관계인의 금호에이치티 보유지분율도 같은 기간 37.37%(364만9686주)에서 38.09%(372만3867주)로 0.72%포인트(7만4181주) 상승했다.


특수관계인들이 금호에이치티 지분매입에 들인 금액은 총 4억4000만원여로 추정된다. 박 회장과 금호전기는 지분증가 내역과 매매단가를 밝힌 반면, 아이네트코리아는 관련 내용을 따로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올 2월부터 이달 19일까지 금호에이치티의 주가가 평균 6158원이었던 감안할 때 아이네트코리아가 주식을 사들이는데 2억원여를 투입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올 들어 지속적으로 금호에이치티 지분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주가부양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지난해 금호에이치티의 실적이 형편없이 줄면서 주가 역시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 금호에이치티의 지난해 매출은 연결기준 17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줄었고, 영업이익(89억원)과 순이익(49억원)은 각각 37.6%, 40.9% 급감했다. 이로 인해 2016년 1월 평균 1만 1700원 수준이던 주가가 지난해 1월 6930원까지 떨어졌고, 같은해 12월에는 5400원으로 반토막 이하 수준으로 낮아졌다.


올 들어서는 사드 해빙 무드가 조성되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는 여전히 6000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는 모기업인 금호전기가 비상장계열사인 금호에이엠티의 대규모 지급보증으로 유동성 압박을 받으면서 금호에이치티가 매각설이 쉼 없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일각의 이야기다.


M&A업계 관계자는 “모기업(금호전기)이 자회사(금호에이치티) 자금을 이용해 버티고 있다는 등의 고의성 짙은 악소문이 퍼지면서 하루 주식거래량이 10만주도 되질 않는다”며 “더욱이 7월과 8월 금호에이치티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및 금호전기의 용인공장을 매입하면서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논란까지 겪고 있는 터라 주가반등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권 매각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지다 보니 박명구 회장 등이 주가부양 외에도 혹시 모를 상황(적대적 M&A)에 대비하기 위해 지분을 매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호전기 관계자는 “적대적 M&A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고, 박명구 회장과 금호전기 등의 금호에이치티 주식 매입은 단순 책임경영 차원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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