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자 긴급진단
무디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하반기 회복 기대"
삼성전자 많은 순현금 보유·높은 재무건전성이 시장 침체에도 완충 역할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11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전기전자 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 위기와 이로 인한 IT수요 위축, 반도체 재고 폭증 등으로 인해 커다란 위기를 겪었다. 전자업계 맏형인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14년 만에 최악 실적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며 역대급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1위 DNA라고 자부했던 대한민국의 D램은 적자에 허덕였고, TV·가전 부문에서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휴대폰 시장 역시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현재 전기전자 업계가 처한 현실과 향후 개선돼야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모았다. 해외신용평가사, 국내 증권사, 시장조사업체 등 15여개의 업체들을 통해 긴급 진단을 진행해 본다. / 편집자주


삼성전자가 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에 고객과 파트너 1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시영 사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전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무디스가 딜사이트와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새로운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상반기에만 9조원에 달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DS부문의 재고자산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3조원에 육박했다.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감산에 돌입했음에도 재고 적체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D램 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해 말 43.1%에서 올해 상반기 말 41.9%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도체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고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 위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거리 찾기와 시장을 선도할 신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재고 줄고 산업 균형 찾을 것...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


현재 무디스는 삼성전자 기업 신용도를 한국 정부와 같은 수준인 'Aa2(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4월 보고서를 통해서 삼성전자 실적 악화가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무디스는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1분기 영업손실은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소"라며 "만약 실적 개선에 실패하고 보유 현금이 지속해서 감소한다면 삼성전자의 신용도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가 지난 시점에서 무디스는 삼성전자가 D램 감산 등을 통한 수급 개선을 통해 하반기부터는 조금씩 상반기 대비 나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글로리아 츈(Gloria Tseun) 무디스 선임 연구원은 21일 딜사이트에서 진행한 단독 서면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의 DS사업부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침체로 인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고객 재고가 줄어들고 산업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찾으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사업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극심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인공지능(AI) 성장, 클라우드 데이터 서비스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장기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삼성전자가 보유한 풍부한 현금과 높은 재무 건전성은 신용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등(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단기상각후원가금융자산, 장기 정기예금 등)은 97조원 이상이다. 지난해 3분기 말에는 128조8200억원으로 불어났다가 반도체 침체기를 거치며 30조원가량 줄었지만 여전히 100조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전히 무디스는 삼성전자의 재무건전성에 좋은 점수를 줬다. 


츈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높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반도체 시장 하락과 상승 등 순환성에서 완충 역할을 한다"라고 진단했다.


다만 여전히 미·중 갈등을 비롯한 지정학적 이슈는 위험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다툼으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반도체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민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츈 연구원은 "중국은 외국 기업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적인 반도체 제조 능력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면서 중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삼성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기술과 새로운 솔루션 및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SK하이닉스, 낸드 사업 약세 넘어서야...LG 높아진 가전 수익성 긍정적


무디스는 삼성전자 외에도 SK하이닉스와 LG전자에 대한 의견도 딜사이트에 전달했다. 무디스는 올 초 SK하이닉스의 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Baa2다. 이처럼 등급 전망을 마이너스로 수정한 것은 주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부채를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서면 인터뷰에서도 낸드 산업의 약세가  SK하이닉스에 대해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는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 회복으로 SK하이닉스 전체 현금흐름이 개선되고 재무적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낸드 산업 침체가 단기적으로는 SK하이닉스 수익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낸드 산업에서 SK하이닉스가 입지를 강화하면서 클라우드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산업 트렌드를 포착하기에는 긍정적인 위치에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중국 내에서 SK하이닉스의 기술 로드맵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봤다. 올 초 신용등급 하향 조정 당시에도 무디스는 미국 정부의 규제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능력 업그레이드(A1 안정)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하기도 했다. 


무디스는 딜사이트에 "중국에서 ASML의 EUV와 같은 최첨단 장비를 사용할 수 있을지 등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회사가 이런 장비를 중국에서 확보하지 못할 경우 추가 비용이나 투자를 집행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LG전자에 대해서는 가전 분야에서의 수익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LG전자의 전반적인 마진이 무디스 등급의 동료 그룹 마진보다 반드시 우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 포트폴리오와 잘 구축된 브랜드를 통해 가전 부문에서 좋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무디스가 한국 주요 전기 전자 기업에 대한 하반기 전망에 대해 딜사이트에 답변한 서면 인터뷰 원문이다. 


■ 삼성전자

1. Samsung's DS division has been weak because of the deep memory chip downcycle. Our expectation is that memory's performance will start to improve in H2 2023 especially as key suppliers have started significantly cutting production volumes and capex, so excess inventories are being reduced at both customers and manufacturers, thus improving the supply-demand balance from H2 2023.

Also, despite severe short-term weakness, we expect the global memory chip demand to eventually revert to the long-term trend because of secular drivers such as growth in AI, cloud data services, etc.

In terms of credit quality, SEC continues to have a very strong balance sheet with a high net cash position, which buffers against market cyclicality such as the one we are in.


2. Geopolitical tensions will remain high. The Chinese government is keen on building its domestic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apabilities to reduce the country's reliance on foreign technologies, but the effort has been made more difficult by US restrictions on access to manufacturing equipment for advanced chips. We expect Samsung to continue focusing on its own technological migration and new solutions and products to maintain its market leadership.


■ SK하이닉스

1. We expect SK Hynix's recovering DRAM business will drive improvement in SK Hynix's overall cash flow, starting from the second half of this year, and therefore alleviate the strain on its finances. The currently weak conditions of the NAND industry will indeed drag on SK Hynix's profitability in the near term while, on the other hand, the company's enhanced presence in the NAND segment positions the company better over a longer term to capture secular industry trends, such as cloud and rising penetration of solid state drives (SSD).


2. The near-term impact of the US restrictions on SK Hynix will be limited because we expect SK Hynix to keep its access to most equipment necessary for normal operations over the next couple of years, given the company's importance to the global memory chip supply. Over the medium term, the situation does increase uncertainty over SK Hynix's technology roadmap in China, particularly around its ability to use cutting-edge equipment, such as ASML's extreme ultraviolet lithography (EUV) machines, in China. If the company is not able to secure such equipment in China, the company may need to incur additional costs or investments. 


■ LG전자

1. LG Electronics' overall margins are not necessarily superior to those of the broader Moody's-rated peer group. Having said that, LG Electronics does maintain good profitability in its home appliance division, reflecting its premium product portfolio and well-established brand. 

2. A successful increase in subscription-based platform business could enhance business stability and potentially help expand margins if it leads to higher recurrent revenue and customer loyalty. That said, we think the execution of the strategy will be gradual and tak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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