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유증 흥행에 주관사 '웃음꽃'
10억원대 수수료, '兆 단위' 트랙레코드, LG그룹 커버리지 강화 '일석삼조'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2일 0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 본사인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제공=LG그룹)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최근 주가 약세 속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조(兆) 단위 유상증자가 흥행을 거두면서 주관사 사이에서도 화색이 돌고 있다. 실권주에 대한 부담이 제기됐지만, 구주주 청약 과정에서 초과 주문이 몰리면서 사실상 성공적인 '딜 클로징'(거래 종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각 주관사는 실권주 인수 없이 10억~14억원 수준의 수수료를 거머쥔 것은 물론, LG그룹 대규모 유상증자 성공이라는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까지 쌓게 됐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이날까지 양일간 총 실권주·단수주 4만9757주에 대한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지난 7일까지 진행한 우리사주조합·구주주 청약에서 청약률이 100%를 웃도는 초과 청약이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이번 일반공모 물량은 사실상 전부 단수주 물량이라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유상증자 규모가 크다 보니 1주 미만을 절사한 단수주 물량이 이 정도 쌓인 것"이라며 "일반공모에서는 청약자별로 1주 받아 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소액"이라고 말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총 1억4218만4300주를 신주로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 유상증자에 나섰다. 제1·2차 발행가액 산정 과정을 거쳐 이달 4일 발행가액을 9090원으로 확정, 자금조달 규모도 약 1조2925억원 수준으로 정해졌다. 이후 6일까지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받고, 7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마친 상태다. 우리사주조합·구주주 청약 주식수는 총 1억4916만6889주에 달했다. 청약률 104.91%다.


현 주가 대비 신주 발행가액의 메리트가 부각되면서 높은 청약률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올해 초 1만3000원을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1만원대로 낮아지면서 주가의 추세적 약세 압력에 대한 부담이 커지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의 주가가 지난해 12월 19일 장중 1만111원을 찍은 적은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1만1000원을 밑돈 것은 코로나 확산 시기였던 2020년6월1일(1만650원) 이후 처음이었다. 다만 그럼에도 확정 발행가액(9090원) 대비 15% 이상의 가격 차가 유지돼,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한 투자수요가 유입된 것이다.


최대주주인 LG전자가 5173만7236주(36.39%), 우리사주조합이 2843만6860주(20%) 물량에 참여하면서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내비친 것도 이번 흥행의 주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의 우리사주조합·구주주 청약률(104.91%)은 지난해 한화오션(135.32%) 유상증자보다는 낮았지만 ▲롯데케미칼(101.75%) ▲SK이노베이션(87.66%) ▲CJ CGV(89.40%) 등 지난해 단행된 여타 대기업 계열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 당시보다 높은 청약률을 나타냈다.


증권사 관계자는 "1조원 안팎의 대규모 유상증자에서는 최대주주의 참여율이 흥행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최대주주인 LG전자가 지분율에 준하는 수준의 참여 의지를 밝힌 데다가 우리사주조합도 적극적인 청약에 나서면서 나머지 소액주주들의 불안감을 달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의 업황이 악화일로에 빠졌던 것은 맞지만, 임직원들과 최대주주가 변함없는 신뢰를 보이면서 소액주주들도 지금이 LG디스플레이가 저점을 통과하는 중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주주 청약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주관사도 실권주 인수 부담 없이 온전히 수수료수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주관사별 수수료수익은 인수물량에 따라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 각각 14억원 ▲KB증권 13억원 ▲대신증권 10억원 등 순이다. 이와 함께 조 단위 유증 성공이라는 트랙레코드도 쌓아 올리게 됐다.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은 이미 유상증자 주관에서 선두를 다투는 전통 강자인 반면, 대신증권은 회사채·기업공개(IPO)·유상증자 등 IB 전반에서 존재감을 넓히는 추세다.


LG그룹 커버리지가 한층 두터워지게 된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결실이다. LG그룹의 주요 딜 수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재차 다진 셈이다. 


주관사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LG그룹 내에서도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며 "불확실성이 컸던 이번 유상증자를 위해 주관사들도 부단히 노력을 기울였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게 되면서 LG그룹과의 신뢰 관계도 한층 돈독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일반공모 청약까지 마친 뒤 오는 14일 총 1조2925억원의 유상증자 자금을 조달하게 된다. 지난해 12월18일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이후 약 3개월 만의 조달이다. LG디스플레이는 원재료 매입 등 운영자금으로 4829억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시설투자 자금으로 4159억원, 연내 만기도래 회사채 등 채무상환자금으로 3937억원을 각각 사용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신주는 이달 2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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