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정규직 전환 물타기 논란 “오해다”
올해만 1200명 정규직 전환, 협의 시점 제각각이라 타임라인 뒤엉켜 생긴 문제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홈플러스가 앞서 진행한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의 대량 해고를 무마하기 위해 최근 무기계약직 인력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 보안협력업체의 팀장급 인력을 특별채용 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했는데 타임라인이 뒤엉키다 보니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게 됐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는 다음달 1일부로 만 12년 이상 장기근속 무기계약직 사원 6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앞서 7월 동일조건의 홈플러스스토어즈(옛 홈에버) 소속 무기계약직 43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또 올해 말 계약이 종료되는 경비용역업체 소속 보안팀장 140여명을 정규직으로 특별채용 할 계획이다. 올해만 1200명 가량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정규직 전환이 ‘물타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보안협력업체 5곳과 연말부로 계약을 종료하고 그 역할을 자사 직원으로 대체한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보안협력업체 계약종료로 1500명에 달하는 인력이 빠져나가는 만큼 결과적으로 1200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돼도 300명의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대주주가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고, 홈플러스의 수장인 임일순 대표가 그동안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으면서 노조와 각종 마찰을 빚어왔던 걸 고려하면 상생을 위한 정규직 전환이었는지 의문스럽다”며 “정규직 전환에 따른 고정비 부담 확대분과 보안협력업체 계약종료에 따른 비용 감소분을 고려한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가 팀장급 인력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예정이지만 과연 이들만으로 경비 업무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오해라는 입장이다. 연초부터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 경비용역업체 팀장급 인력에 대한 특별채용을 함께 추진했는데 결과물이 나온 순서대로 해당 사실을 알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오해가 생겼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인력에는 전혀 변동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보안협력업체의 팀장금 인력을 특별채용하면 140명이 늘어난다”며 “보안협력업체와 팀장급 인력의 특별채용에 대해 상호동의절차를 밟고 있던 과정에서 일부 보안직원들이 청와대에 민원을 넣으면서 우리가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에 나선 것처럼 오해가 생겼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조 및 보안협력업체와 협의를 마치 시점이 제각각이다 보니 타임라인이 뒤엉켜 오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는 덧붙였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하는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발맞추기 위해 노사가 적극적인 대화를 나누면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협력사는 물론 직원들의 생활가치를 높을 수 있는 상생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다음달 1일부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직원들은 현재 현장직무교육(OJT)를 수행 중에 있다. 이들의 급여는 기존 정규직 직급인 ‘선임’의 연봉체계를 따르며, 그동안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면서 받아왔던 근속수당은 새롭게 적용받는 연봉에 모두 반영된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되는 ‘직책수당’까지 합치면 사실상 연봉 인상의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승진과 복리후생 역시 기존의 정규직과 동일한 프로세스를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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