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77인치 OLED TV 1위 '신경전'
LG전자, 아직 삼성전자 OLED TV 점유율 미약해 반발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8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용석우 사장이 'Unbox & Discover 2024' 행사에서 AI TV 시대를 선언하며 2024년 TV 전략을 소개했다.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77인치 이상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사 점유율을 넘어섰습니다."(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국내를 포함해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의 점유율보다 떨어진 지역은 없습니다."(LG전자 관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77인치 OLED TV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놓고 서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은 아직 소폭 차이는 있지만 국내에서는 77인치 이상 OLED TV 시장에서 LG전자를 점유율에서 뛰어넘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OLED TV에서 선두주자인 LG전자는 삼성 측이 주장하는 데이터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며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고 적극 반발하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13일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개최한 '언박스&디스커버 2024' 행사에서 "삼성전자가 OLED TV 사업을 시작한 지 2년째인데, 점유율 23%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점유율이 굉장히 빠르고 올라가고 있는데 77형 이상 OLED TV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사 점유율을 넘어섰다"며 "삼성 OLED의 강점인 AI프로세서를 통한 화질 능력, TV 본연의 음질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후 용 사장의 답변이 끝나자마자 김철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영상전략마케팅 팀장은 "77인치 OLED TV는 한국 기준이며 글로벌은 아직 소폭 차이가 있다"며 "OLED TV 출시 2년차인데 2022년에는 북미와 구주 중심으로 제한되게 OLED TV를 출시했으나 작년엔 글로벌로 전개했고, 라인업과 시리즈를 확대해 OLED 점유율의 갭을 줄여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삼성전자의 이러한 발언에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 반발했다. LG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 차이가 크게 벌어져 있고, 아직 따라오려면 멀었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차이는 양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시장조사업체인 GfK의 자료를 인용해서 발표한 반면, LG전자는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자료를 사용했다. 특히 LG전자는 GfK에 LG전자 제품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LG베스트샵 자료가 제외됐다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늘 표명해왔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에어컨 시장 점유율'을 두고 기싸움을 벌일 때도 삼성전자는 GfK 자료를 인용해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LG전자는 Gfk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삼성 측 광고에 대해 한국방송협회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실제 지난해 옴디아 자료를 보면 2023년 중국,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TV 시장 내 77인치 이상 OLED TV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LG전자가 75.1%, 삼성이 15.1%다. 옴디아의 경우 중국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시장의 경우 사실상 유의미한 국가는 한국, 홍콩, 대만 정도다. LG전자 측에서는 삼성전자와 대등하거나 높다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차이가 너무 크다는 반박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Gfk 통계에서는 고가 OLED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OLED TV를 많이 팔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TV 시장에서 양사는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는 양사 간의 동맹은 두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OLED TV LG디스플레이 패널을 혼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퀀텀닷(QD) OLED 패널과 LG W(화이트) OLED 패널을 같이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자사의 QD-OLED가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OLED와 퀀텀닷(QD)의 장점을 결합한 패널로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율면에서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따라잡을 수 없었고, LG전자의 OLED TV를 뛰어넘을 수 없어 최근 LG디스플레이의 WOLED 패널을 적극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또 TV 시장이 OELD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 물량만으로는 글로벌 수요를 커버할 수 없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업체의 공세로 LCD 패널 시장을 접을 수밖에 없었고, 이에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면서 위기에 처하자 삼성에 OLED 패널을 납품하기로 한 것. 삼성-LG간 동맹이 두터워지면서 삼성은 프리미엄 TV 장악력 확대를,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반등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가장 큰 83형 제품에만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하고 있으나 향후 공급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이날 옴디아는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코리아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LG디스플레이와 삼성 VD사업부간 WOLED TV 장기공급계약(LTA)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예상 출하량을 70~80만대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55인치, 65인치, 77인치, 83인치 등 4개 OLED TV 라인업을 두고 있다. 올해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83형 외에 42인치, 48인치를 추가한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40인치~80인치를 아우르는 OLED TV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용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OLED TV의 경우 여러가지 부품처를 같이 쓰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그 배경은 OLED 패널이 갖는 기술보다는 삼성전자가 가진 플랫폼 기술 통해서 화질 완성하겠다는 목표가 있고 앞으로도 패널 출처와 상관없이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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