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3]
LG전자 "TV 경쟁력, 패널 아닌 SoC, 폼팩터 돼야"
"아이디어 측면에서 제품 가치 끌어 올려야"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3일 15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3일(현지시간) 독일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LG전자 테크 브리핑'을 진행했다. (출처=한보라 기자)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LG전자가 차세대 TV 시장 핵심 경쟁 요소로 '가치 게임'을 꼽았다. 고물가, 고금리로 글로벌 전방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줄어드는 판매량(Q)을 상쇄하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판매가격(P)을 끌어 올릴 수 있는지 고민한 결과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빠르게 기술력을 끌어 올리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TV가 소비자에게 주는 가치가 더 이상 패널 품질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단순 하드웨어 경쟁을 넘어 시스템온칩(SoC), 외형(form factor) 등 아이디어 측면에서 제품 가치를 끌어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백선필 HE상품기획담당 상무는 3일(현지시간) 독일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진행된 'LG전자 테크 브리핑'에서 "OLED TV 시장을 키우는 방법은 얼마나 많이 파느냐가 아니라 어떤 가격에 파느냐가 될 수도 있다"며 "같은 패널이 들어가도 27인치 모니터는 20만원, 스탠바이미 고는 100만원에 판매되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올해 베를린 국제가전전시회(IFA)에서 드러난 글로벌 TV 시장 트렌드는 '초대형'이다. 거시경제(매크로) 불안으로 글로벌 TV 시장이 정체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프리미엄 수요는 견조하다. 


액정표시장치(LCD)보다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형 보다는 대형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찾아보기 어려웠던 98인치 TV가 올해 IFA 주요 전시 품목으로 부상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OLED TV 시장은 전년대비 한 자릿수대 퍼센트 성장했다. 내부적으로도 전체 TV 매출에서 프리미엄 라인인 'OLED G시리즈' 비중이 커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OLED TV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은 유럽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가 상존했던 만큼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니즈는 견조하다고 판단하기 충분하다. 


백 상무는 "글로벌 전체 TV 시장이 위축된 반면 OLED TV 시장은 견조했다"며 "OLED TV 제품군에서 75인치가 절대적인 수요는 높았으나 성장세가 제일 가파른 건 85~86인치였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OLED TV 제품이라도 소형 TV 수요가 77인치 이상으로 교체되면 제품 믹스가 개선되면서 제조사 측면에서는 사업적으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가 IFA 2023 부스에 97인치 'LG 시그니처 OLED M'을 전시했다. (출처=한보라 기자)

LG전자가 새로운 폼팩터를 가진 TV를 선보이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LG전자는 올해 IFA 2023 부스를 꾸릴 때 순수 가전제품에 집중하겠다며 TV 라인업을 대부분 배제했다. 유일하게 부스를 차지한 제품이 97인치 'LG 시그니처 OLED M'과 포터블 스크린 '스탠바이미 고'다. 


백 상무는 "현재 중국 업체가 LCD 패널 공급망을 가지고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데, OLED 패널도 제조 기술만 넘어가면 그렇게 될 것"이라며 "패널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TV는 답이 없다는 생각으로 SoC, 폼팩터 등 아이디어 싸움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TV의 두뇌라고 불리는 SoC는 영상 데이터를 수신하는 '프론트엔드 칩'과 기기 내에서 화질과 음성을 보정하는 '백엔드 칩'으로 나뉜다. LG전자는 1990년대 금성 중앙연구소 ASIC센터 시절부터 TV, 가전제품 전용 SoC를 개발해왔다.  


백 상무는 "같은 디스플레이 업체의 패널을 가져다 써도 각 제조사별 TV에 화질 차이가 발생하는 건 SoC 역량 때문"이라며 "LG전자의 TV용 SoC는 한 화면에서 구역을 5000개로 나눈 뒤 인공지능(AI) 분석을 거쳐 밝아야 하는 화면과 어두워야 하는 화면을 각기 보정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중국 종합 전자그룹 TCL도 올해 IFA 부스에 TV용 SoC AiPQ를 전시했다. (출처=한보라 기자)

중국 업체가 패널은 몰라도 SoC 기술은 아직 한국 업체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중국 종합 전자그룹 TCL도 올해 IFA 부스에 TV용 SoC AiPQ를 전시했다. 이제 패널 품질만으로 TV 화질을 높이는 건 한계에 다다른 만큼 TV에서 영상을 처리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SoC 경쟁력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백 상무는 "TCL이 올해 IFA 부스에 TV용 SoC을 전시했는데 실제 양산에 들어가 본인들 TV에 자체 칩셋을 탑재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LG전자, 삼성전자는 본부 안에 SoC를 기획하고 만드는 부서를 운영한지 오래된 만큼 관련 역량은 격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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