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지난 4Q 이어 1Q에도 적자
매출 줄며 재고 적체 따른 평가손실 크게 반영돼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SK하이닉스가 10년만에 한해를 여는 1분기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급격히 매출이 줄면서 재고 적체 현상이 심화된 영향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전기대비 79.2% 늘어난 3조402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률은 24.7%에서 67%로 높아졌다. 


분기 매출은 5조881억원으로 전기대비 33.7%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에 고객 재고소진이 겹치면서 D램과 낸드 모두 비트그로스(B/G, 비트 단위로 환산한 반도체 생산량 증가율) 역성장을 기록했다. 평균판매단가(ASP)는 D램과 낸드 각각 전기대비 10% 후반대, 10% 내려갔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 수요를 고려했을 때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걸 기대할 수는 없다"며 "재고가 많은 제품을 중심으로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는 등 생산 운영 관리를 탄력적으로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이 안정되고 재고가 적정수준으로 떨어질 때까지 보수적인 생산계획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매출이 줄고 재고가 쌓이면서 평가손실이 크게 반영된 게 이번 분기 적자에 영향을 끼쳤다.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가 재고평가손실로 인식한 금액은 약 1조원 규모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전방업체(고객사) 재고가 서서히 빠지고 있는 만큼, 재고자산 규모는 상반기 정점을 찍고 3분기부터 서서히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낮은 가격으로 평가된 재고자산이 하반기 들어 제값에 팔리면 환입도 기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제품별로는 챗GPT와 같은 AI용 고성능 서버에 대응할 수 있는 고용량 메모리에 주력한다.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을 비롯해 176단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멀티칩패키지(uMCP) 제품 매출을 늘려 마진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들어 DDR5, HBM3 등 고성능 D램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고용량 제품 라인업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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