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석유화학, 사업 다각화 절실
한신평 웹세미나…"연말까지 실적부진·투자부담 지속 예정"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7일 16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등급 변동 및 아웃룩 현황. (자료=한국신용평가)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하반기 석유화학 산업의 신용도 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및 내수 수요 부진에 따른 누적된 공급 부담 등으로 인한 실적 부진과 투자 부담은 올해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석유화학 업체들이 보릿고개를 잘 넘기기 위해서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다각화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신평은 17일 '20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 웹세미나에서 올해 상반기 석유화학 업체들을 정기평가한 결과, 영업 실적 및 재무안정성 저하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롯데케미칼, 여천NCC, SK어드밴스드,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거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은 업황 둔화에 따른 나프타분해시설(NCC) 부문 실적 저하와 동박 사업 인수 및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으로 저하된 재무 안정성을 반영해 신용등급이 기존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여천NCC(A+(부정적)→A(안정적))와 SK어드밴드스(A(안정적)→A(부정적))는 업스트림 위주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수급 저하에 큰 영향을 받았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재무 부담이 확대되면서 각각 신용등급 하향 조정 및 부정적 등급 전망 변경이 이뤄졌다.


업스트림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효성화학 역시 주력 제품의 수급 저하와 베트남 법인 실적 부진이 겹치며, 재무 안정성이 크게 저하된 점을 반영해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지표. (자료=한국신용평가)

석유화학 산업의 최근 실적 동향에 대해 한신평은 2021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저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특히 순수 석유화학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장기간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의 리오프닝 수혜로 실적이 소폭 회복됐으나 개선 폭이 크지 않고,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마진)도 여전히 손익분기점(BEP)을 하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0년부터 누적됐던 글로벌 설비 공급 부담이 올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에 당분간 산업 내에서 이익 창출 규모가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 부진과 투자 부담이 중첩되며 순차입금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현재의 비우호적 환경 하에 있는 석유화학 업체들이 업체별 범용 화학제품 축소 또는 비화학 사업 부문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및 다각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각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2차 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 및 플라스틱 재활용 설비 구축 등을 위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특히 프로판탈수소화(PDH) 설비 기반의 프로필렌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SK어드밴드스와 효성화학의 경우 내년까지도 프로필렌 증설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저조한 수익성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한신평은 SK어드벤스드의 경우 동종 업체들 대비 재무 안정성이 양호한 편이기에 수익성을 얼마나 방어할지 또는 회복할 수 있을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효성화학의 경우 베트남 신규 PDH 설비 가동 중단으로 지난해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된 영향이 있어 해당 설비의 가동 정상화 여부가 주요 모니터링 대상이 될 예정이다. 


원종현 한신평 실장은 "미국 한파로 실적을 개선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석유화학 업체들의 재무 커버리지 지표 또한 저하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부터 주요 업체들의 합산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지표가 2배를 상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 실장은 "석유화학 산업의 비우호적인 수급 환경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 내 자급률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회복세를 제약할 것으로 보이고, 공급 측면에서도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생산능력(CAPA) 증설 양상에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올해까지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에서 증설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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