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중간점검
패션 기업, 2분기 '먹구름' 전망…하반기는?
④'고객사 경쟁력·중국 리오프닝·신명품 브랜드 안착'이 수익성 가를 듯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7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F '닥스' (출처=LF)


[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정책 완화와 함께 호황을 누렸던 국내 패션 기업들이 올해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는 물론 판매·유통을 영위하는 기업들도 2분기 수익성 악화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는 하반기엔 ▲고객사 경쟁력 ▲중국 리오프닝 ▲신명품 브랜드 발굴 등의 여부에 따라 의류 기업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에선 영원무역, 한세실업 등 국내 의류 OEM업체가 올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 중이다. 대다수의 의류 기업이 작년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효과로 호실적을 기록한 탓에 올해 역기저 효과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해서다. 이에 더해 국내 OEM 업체들이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미국 의류업체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강도 높은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전반적인 수주가 줄고 있는 것도 2분기 전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영원무역은 올 2분기 매출 9690억원, 영업이익 1964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매출은 전년 대비 2.47%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5.7% 감소한다. 같은 기간 한세실업은 매출 4842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해 각각 20.7%, 31.7%씩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OEM 전문업체 외 신세계인터내셔널, 더네이쳐홀딩스, LF 등 의류 생산·유통·판매 업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더네이쳐홀딩스는 중국 리오프닝을 맞아 현지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초기 투자비 부담으로 2분기 수익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신세계인터는 주력 명품 브랜드인 셀린느의 이탈로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눈에 띄는 점은 전반적인 의류 업계의 부진이 예상되는 2분기와 달리 하반기엔 ▲고객사 경쟁력 ▲중국 리오프닝 ▲신명품 브랜드 안착 여부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단 점이다.


우선 증권가는 국내 주요 OEM 업체의 경우 고객사들의 개별 경쟁력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박이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은 업황 부진 속에서도 우량고객사(룰루레몬, 아크테릭스, 아디다스)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견고한 오더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난해 높은 영업실적 기저로 올해는 주춤할 수 있지만 견고한 펀더멘탈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세실업에 대해선 "주요 고객사들의 오더가 보수적인 상황"이라며 "과잉 재고와 미국 경기의 불확실성 확대로 고객사 주문이 단기간 내 늘어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F&F의 경우 3월 이후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부턴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F&F 중국 법인이 하반기 2000억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가에선 수입 브랜드를 전개하는 신세계인터내셔널과 LF 등의 경우 론칭한 신명품 브랜드가 시장에 안착할 때까지 수익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 중이다. 통상적으로 의류 브랜드가 시장 론칭 후 안정화에 접어들기 위해선 1년 가까이 소요되는 데다 최근 국내 소비자 취향이 다양화되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에 업계에선 다양한 고객사·브랜드 발굴을 통해 올 하반기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단 계획이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아직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하반기는 다소 보수적으로 전망 중"이라며 "역기저 효과로 작년 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신규 수주를 위한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고 오더 관리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LF 관계자 역시 "소비자들의 취향이 다양해진 상황에선 어떤 브랜드가 터질지 모른다"며 "이를 위해 각 사업영역에서 포트폴리오를 촘촘하게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메가브랜드 육성, 신명품 브랜드 확장, 코스메틱 등 신성장 동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유통업 중간점검 4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