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OCI 통합, 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이유는
임주현 사장 상속세‧승계↔이우현 회장 지배력 강화…시가 거래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7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한미약품)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통합 계약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되지 않은 배경에 업계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두 그룹 모두 이번 계약을 그룹 간 통합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사실상 OCI그룹이 한미약품그룹의 최대주주로 등극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전혀 없다는 점은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한미약품그룹과 OCI홀딩스 간 통합 계약은 크게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및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744만674주 매도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2400억원 규모(643만4316주) 유상증자 참여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현물출자(677만6305주)에 따른 OCI홀딩스 유증(229만1532주) 참여 등으로 세분화할 수 있다. 


OCI홀딩스가 취득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27.03%다. 취득 금액은 총 7703억원으로 한미사이언스 유증 참여 2400억원, 한미사이어스 주식 현물출자에 따른 OCI홀딩스 신주 발행 2528억원, 송영숙 회장 및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 보유 지분의 현금 인수 2775억원으로 구성된다. 


이를 주식 수로 나눠 주당 가격을 환산하면 한미사이언스 유증 신주 발행가액은 3만7300원, 송 회장 등의 지분 매도 가격은 주당 3만7000원, OCI홀딩스가 발행하는 신주 가격은 11만319원이다. 이는 두 회사의 1월11일 종가인 3만7300원, 11만3900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결국 OCI홀딩스가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에 오른 셈이다.


투자업계에선 이번 계약에 대해 두 그룹의 니즈(needs)가 맞물렸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우 이번 계약으로 임주현 사장으로의 승계 및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고, OCI홀딩스는 이우현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손잡음으로써 안정적인 지배력을 구축했다는 계산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통합 OCI·한미그룹이 '한국의 바이엘이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는 겉치레에 불과하다"며 "그룹을 통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서로의 니즈가 맞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미약품그룹은 상속세와 승계 문제로 머리가 아팠고,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은 숙부들인 이복영 SGC 회장과 이화영 유니드 회장보다 지분이 적어 불안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계약으로 양쪽 다 불안 요소를 해결했다"고 평했다. 


작년 9월말 기준 이우현 회장의 지분율은 6.55%(129만7174주)로, 이화영 회장 7.41%(146만8568주)과 이복영 회장 7.37%(146만0675주) 보다 낮다. 그룹 통합 이후에는 이화영 회장(6.64%), 이복영 회장(6.61%), 이우현 회장(5.87%) 모두 지분율이 줄어들지만 이우현 회장의 경우 임주현 사장(8.62%)과 송영숙 회장(1.75%)을 우군으로 확보해 지배력이 커진다. 


이 연구위원은 이번 계약 물량이 양측의 철저한 계산에 의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선 송영숙 회장 등은 상속세 납부에 필요한 자금 만큼만 지분을 매각했고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주식) 27.03%를 보유함에 따라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의 지분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라며 "이우현 회장 입장에서도 임주현 사장과 힘을 합쳤을 때 숙부들보다 지분이 많아진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두 그룹이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고 인수가 아닌 통합을 진행한다는 점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계산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한쪽이 상대를 인수한 것도 아니고 서로 니즈가 맞는데 굳이 비싸게 지분을 살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할인해서 사고 싶었지만 명분이 없어 그나마 시가로 거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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