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센, 일반공모 유증 추진
CB 투자자 잇단 ‘풋옵션’행사 영향…2차전지 사업 모멘텀 잃었나

[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철강제품 판매업체 코센이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과거 발행한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최근 잇달아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센은 180억5400만원에 달하는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증을 단행키로 결정했다. 신규 발행주식은 3060만주로, 1주당 발행가액은 액면가 500원에 근접한 59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자금은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으로 136억원, 운영자금으로 43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2차전지 사업 관련 투자와 과거 발행한 CB의 조기상환 대응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예측된다.


스테인리스 강관 전문업체인 코센은 2년전부터 2차전지 사업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기로 했다.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전기차 시장과 자연스럽게 연동되는 사업이기도 했다. 그렇게 선택된 곳은 이티에이치(현 비트앤와트)였다. 비트앤와트는 전기차에 쓰이는 2차전지 활성화 설비인 후공정 장비 개발 업체다. 최근에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으로도 사업영역을 확장한 상황이다.


코센은 사업 확장을 위해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유치도 진행했다. 지난 2016년 5월 CB(10회차)를 발행해 100억원의 자금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전기차 배터리업체인 이티에이치(현 비트앤와트)에 투자하는 자금이었다. 당시 CB를 인수한 투자자는 SBI저축은행, 수성에셋투자자문, 아르데미스투자자문, NH투자증권, SK증권, 히스토리투자자문, 하나은행 등이다. 기관투자자들도 전기차 시장에 선제적 투자를 하는 셈이었다. 지난 2월에도 비트앤와트 투자를 위해 110억원 규모의 CB(11회차)를 발행하기도 했다.


코센이 비트앤와트에 투입한 자금 규모는 2년간 140억원이다. 출자 방식도 유상증자 참여부터 구주 매입, 대여금 출자전환 등 다양하다. 다만 비트앤와트의 2차 전지 사업이 순탄하게만 진행되진 않았다. 비트앤와트는 코센에서 첫 투자를 한 지 1년만에 감자를 했다. 그만큼 재무적으로 불안정했다. 실적의 경우 2016회계년도까지 별도기준 62억원 순손실이 발생했으나 2017회계년도 간신히 8600만원 순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15억원 순손실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비트앤와트의 불확실성은 코센 주가에도 반영된 모습이다. 10회차 CB 발행 당시 주당 2000원대였던 주가는 지난해말 101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 결과 10회차 CB 투자자들은 지난 3월부터 채권 조기상환(풋옵션, Put Option)을 행사했다. 상환 물량은 원금 기준 40억4000만원이다. 주가가 전환가액(주당 1380원)보다 높던 시기에는 38억원어치(권면총액 기준) CB가 주식으로 전환행사되기도 했다. 남은 채권물량은 21억원이다.


결과적으로 투자자들은 비트앤와트의 2차전지 사업과 관련해 주가 상승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에 투자금회수(엑시트)에 나선 것이다. 다음 조기상환일은 내년 5월이고 청구 가능 시점은 내년 3월이다.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코센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 3분기말 기준 9억원에 불과하다. 자금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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