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PE 심층분석]
젊은 리더십 '센트로이드', 단기 성장 비결은
⑥ 84년생 정진혁 대표 진두지휘...테일러메이드 인수하며 AUM 2.7조로 급등
이 기사는 2023년 07월 27일 0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는 지난 2021년 글로벌 골프브랜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하며 단번에 사모펀드(PEF) 업계 신성(新星)으로 떠올랐다. 당시 인지도가 높지 않은 PEF임에도 2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2015년 설립된 이후 여느 신생 운용사들과 마찬가지로 중소형 딜에 주력하며 트랙레코드(track record)를 쌓았다. 솔리드이엔지, 코오롱화이버, 웅진북센 등이 테일러메이드 인수 이전 진행한 대표적인 투자처다.


센트로이드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경기도 이천시에 소재한 골프장인 사우스스프링스컨트리클럽(사우스스프링스CC)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당시 한 홀당 가격으로 95억6000만원(1300억원)이 책정됐는데 국내 골프장 거래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 '신의 한 수' 된 테일러메이드


사우스스프링스CC 인수 직후 진행된 테일러메이드 딜은 센트로이드를 PE 업계 톱티어 그룹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골프장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매각 측에 곧바로 인수의사를 타진할 정도였다.


당시 테일러메이드 지분 100%는 미국 소재 투자사인 KPS캐피털파트너스가 보유 중이었다. 매각은 공개입찰로 진행했다. 미국 및 중국 소재 PEF 3~4곳과 센트로이드가 입찰에 참여해 경쟁을 했다.


대다수 PEF는 사우스스프링스CC의 비싼 몸값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2021년을 고점으로 성장이 꺾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센트로이드는 향후에도 테일러메이드의 업사이드(성장잠재력)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회사를 인수하고자 했다. 신생 PEF임에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작업은 만만찮았다. 당시 시장 일각에서는 센트로이드가 조 단위 딜을 경험해 본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펀딩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1조원 상당을 인수금융으로 끌어오고 국내 유한책임투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성공적으로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했다. 또 전략적투자자(SI)도 유치해 4000억원을 추가로 모으며 딜을 마무리했다.


테일러메이드 인수는 '신의 한 수'로 평가된다. 지난해 테일러메이드 경영실적이 크게 개선되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억5000만달러(약 3200억원)를 돌파했다. 인수 당시 2조원이던 기업가치는 현재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센트로이드의 운용자산(AUM)도 급등했다. 2019년 700억원에 불과했던 누적AUM은 2022년 2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 젊은 리더십, 회사 키운 도전정신


국내 신생 PEF가 세계 3대 골프브랜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과감한 의사결정 및 추진력이 있다. 마치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하듯, 중소형 PE가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메가딜에 뛰어든 게 '고속 성장'이라는 결과물을 냈다. 이 중심에는 센트로이드를 진두지휘 하는 정진혁 대표가 있다.


정 대표는 1984년생으로 업계에서 젊은 축에 속한다.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때는 30대에 불과했다. 당시 업계에선 정 대표가 PE 대표를 하기에는 어리고 경력이 많지 않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테일러메이드 딜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지난해 콘서트골프까지 연달아 인수하며 세간의 평가를 뒤집었다.


정진혁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대표. (사진=센트로이드 제공)

정 대표가 PE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것은 2009년이다. 당시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정 대표는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며 사모펀드를 처음 접했다. 대학 졸업 후 맥쿼리증권에 입사했지만 자신의 회사를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에 1년 만에 퇴사하고 2012년 투자 및 인수합병(M&A) 자문사 티엑스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자문업무보다 PEF에 집중하길 원했던 정 대표는 3년만에 회사를 나와 2015년 센트로이드를 설립했다. 이후 2017년 중국 사료 제조기업 그린소스인터내셔날, 미국 핀테크업체 소파이(SoFi) 등에 투자했다. 국내에서는 같은해 솔리드이엔지를 인수하며 마수걸이 투자를 시작했고 2019년 코오롱화이버, 2020년 웅진북센, 2021년 사우스스프링스CC를 연달아 인수했다.


테일러메이드와 더불어 미국 골프장 30개를 운영하는 '콘서트골프'까지 품에 안은 정 대표는 앞으로도 미국 시장에서 투자기회를 엿볼 계획이다. 특히 골프처럼 소비계층이 명확한 산업을 대상으로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블라인드펀드 조성에도 나선다. 그간 모든 투자를 프로젝트펀드로만 진행했는데, 회사 규모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는 것이 필수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내외 투자자들이 출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센트로이드는 젊은 대표를 중심으로 단기간 급성장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아왔다"며 "투자 건수가 많지는 않지만 굵직한 딜을 여럿 진행해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용능력도 어느 정도 검증이 됐다고 판단되며, 현재 시점에서는 이전 레코드 보다 미래가 더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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