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운드리, 자동차·HPC 중심 전략 진행 중
파운드리 추세 고비용 초미세 공정에서 저비용 '패키징'으로 이동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0일 16시 5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성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파트장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한보라 기자)


[딜사이트 한보라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성장성이 높은 자동차, HPC(고성능 컴퓨팅)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은 모바일에 편중돼 있다. 하지만 수주 기준으로는 고부가 응용처인 서버, 자동차 비중이 대폭 올라가고 있다. 향후 실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양성철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파트장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시스템반도체 포럼'에서 "파운드리 시장은 연평균 전년대비 12%씩 성장하는 고성장 시장"이라며 "전반적으로 모바일 비중은 줄이고 HPC, 자동차 등 고성장 분야에 집중해서 고객을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고 내부 전략을 밝혔다. 


파운드리란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로부터 반도체 칩을 위탁 받아 생산하는 전문 업체를 말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는 연평균 12%씩 성장할 것으로 봤다. 성장폭은 고객군마다 다르다. 파운드리 고객사는 크게 모바일, HPC, 오토모티브, 고객 및 기타 등 크게 4개 분야로 나뉜다. 


가장 성장성이 클 것으로 기대되는 시장은 오토모티브 쪽이다. 차량용 파운드리 시장은 연평균 26%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운전자 지원 서비스(ADAS) 고도화가 이뤄질수록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 전 제품에는 자율주행 레벨2 기능이 탑재돼 있다. 현대차는 더 나아가 운전자를 완전히 배제한 자율주행 레벨4 제품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다음으로 큰 시장이 서버가 포함된 HPC 시장이다. HPC용 파운드리 시장 연평균 성장률 전망치는 18%다. HPC에는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 ▲AI가속기(AI반도체) ▲네트워크 시스템온칩(SoC) 등이 있다. 이밖에 모바일 시장은 10%, 소비자 및 기타 시장은 -2% 연평균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 수를 늘리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이처럼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성장성이 높은 시장 중심으로 고객 수를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고객 수가 사업 원년인 2017년보다 2.7배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때 고객은 제품 양산을 진행 중인 곳을 의미한다. 삼성전자 LSI 사업부에서 파운드리 사업부가 떨어져 나온 게 2017년이다. 현재 매출액 비중은 모바일(54%), HPC(19%), 오토모티브(11%) 순으로 크다. 


새로 인게이징(수주를 따낸) 고객 면면을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올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수주한 고객 수는 2017년 전체 양산 고객 대비 2.6배 늘어났다. 수주 고객 기준으로는 모바일(33%), HPC(32%), 오토모티브(14%) 순으로 매출 비중이 일부 조정됐다. 이를 합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오는 2028년 고객 수는 2017년 대비 5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선단 공정은 기술 난이도와 비례해 원가가 가파르게 증가한다. (출처=삼성전자)

선단(첨단) 공정의 딜레마도 언급됐다. 일반적으로 전기 신호가 지나다니는 회로의 폭(선폭)을 더 미세하게 그릴수록 반도체 성능은 좋아진다. 선단 공정은 7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공정을 의미한다. 문제는 기술 난이도와 비례해 원가가 가파르게 증가한다는 것. 특히 14nm보다 선폭을 좁히기 시작하면서부터 총 설계 비용은 현저하게 올라간다. 


양 파트장은 "16/14nm와 5/4nm 설계 비용 차이는 5배 수준이다. 5/4nm 칩을 하나 개발하는데 6500억원 이상이 들어간다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단 공정이 좋긴 하지만 가격 측면에서 채용이 어려운 고객들이 있기 때문에 나타난 개념이 칩렛(Chiplet)"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파운드리 업계 흐름은 선단 공정에서 패키징(후공정)으로 변해가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최근 파운드리 업계 흐름은 선단 공정에서 패키징(후공정)으로 변해가고 있다. 반도체 고성능화,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수율이 낮아지면서 칩 가격은 증가하게 된다. 칩렛은 하나의 칩에 많은 기능을 담는 대신 반도체 칩 여러 개를 하나의 기판 위에 모아 패키징함으로써 수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반도체 칩 중요도에 따라 각기 다른 가격대의 공정을 적용해 만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양 파트장은 "미국 대형 CPU 업체 아키텍처인데 48코어 비용이 칩렛으로 했을 때 모놀리틱(자르지 않은 하나의 칩)보다 45~55% 저렴하다"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을 100%로 가정하면 칩렛을 이용한 매출 비중은 올해 14%에서  2028년 48%까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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