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지주, 팬오션 덕에 급한 불 끄나
자회사發 배당 100% 확대…하림USA 수혈·주주환원 등에 쓸 듯
이 기사는 2022년 02월 11일 17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하림지주가 그룹 간판계열사로 떠 오른 팬오션 덕을 톡톡히 보게 됐다. 팬오션이 선대 운용수익 증대에 힘입어 배당을 크게 확대, 돈 쓸 일이 많아진 최대주주(54.7%) 하림지주의 곳간을 채워준 까닭이다.


팬오션은 11일 이사회를 열고 2021년도 결산배당으로 주당 100원, 총 535억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주당·총액 모두 100%씩 늘었다.


배당 확대 배경엔 팬오션이 역대급 실적을 거둔 점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팬오션은 주력인 벌크선 뿐 아니라 컨테이너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제고되면서 연결재무제표 작성 이후 최대 순이익(5493억원)을 거뒀다.


팬오션발(發) 배당은 하림지주의 자회사 지원 및 주주환원 정책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팬오션으로부터 수령할 배당이 지난해 146억원에서 올해 292억원으로 커졌단 점 외에도 수차례 대규모 자금을 지출할 여지가 있어서다.


먼저 하림지주는 부실계열사로 전락한 하림USA에 수년간 현금을 수혈해주고 있다. 하림USA가 실적 반등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하림지주와 팬오션 등 주주들은 추후에도 유상증자 등의 형태로 하림USA를 지원해야 한다.


하림지주는 내달 진행될 엔에스쇼핑 상장폐지와 관련한 비용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엔에스쇼핑은 상장폐지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시 이를 자사주로 취득할 예정인데 하림지주는 추후 이 주식 가운데 일부를 사들여야 한다. 


엔에스쇼핑을 상장폐지할 방법으로 하림지주와의 주식교환을 선택한 터라 엔에스쇼핑을 완전자회사화 하기 위해선 이 회사 자사주를 하림지주가 취득해야 하는 것이다.


엔에스쇼핑이 상장폐지 된 후 배당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도 하림지주의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상장폐지로 인해 엔에스쇼핑 주주들의 미래소득이 줄어들 여지가 큰 만큼 배당으로 이들의 불만을 잠재울 필요성이 있어서다.


하림그룹이 엔에스쇼핑을 상장폐지 하려는 것은 5조원 규모의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이익을 엔에스쇼핑 주주들이 아닌 김홍국 회장 일가로 향하게 하기 위함이다. 이에 하림그룹은 엔에스쇼핑을 상장폐지한 뒤 양재동사업 개발자인 하림산업 등 엔에스쇼핑 자회사들을 한데 묶어 분할시킨 뒤 신설법인을 하림지주에 붙일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하림산업(양재동 개발주체)→엔에스쇼핑→하림지주→김홍국 회장 일가로 향한 양재동 개발이익이 ▲하림산업→하림지주→김 회장 일가로 간소화 된다. 구조 변경 후 엔에스쇼핑 일반주주들이 누릴 양재동 개발이익 비중은 37.4%에서 17.6%로 줄고 김 회장 일가 몫은 18.9%에서 23.8%로 확대될 전망이다. 


하림지주는 이러한 점을 의식한 듯 "자사가 주당 배당을 기존 50원에서 500원으로 확대할 시 엔에스쇼핑 주주들의 실질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며 배당확대 가능성을 내비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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