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선박 해체 본격화…국내 선사는?
자체 시뮬레이션 등 선제적 대응해와…폐선으로 인한 공급 감소로 반사이익 전망도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3시 5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HMM)


[딜사이트 최유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탄소배출 규제로 올해부터 폐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HMM과 팬오션 등 국내 선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찍부터 환경 규제에 대응해 왔을 뿐더러 노후한 배도 많지 않은 까닭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올해부터 해상 물동량이 급감하면서 운임 하락으로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을 중심으로 선박 해체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 팬데믹 기간(2021~2022년) 5000선을 돌파했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의 경우 최근 948.7포인트(p)까지 떨어졌다. 이에 팬데믹 기간 27척에 불과했던 해체 컨테이너선이 올 들어서는 8월까지 57척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해양진흥공사 관계자는 "해운 운임이 높을 때는 오래된 배라도 소요되는 비용보다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높다 보니 선박 해체를 미루게 된다"며 "높은 운임 탓에 지난해까지 무리하게 운항했던 선박들이 올 들어 본격적으로 해체에 들어가면서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임 요인 외에도 올해부터는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규제가 강화된 점이 폐선을 늘고 있는 배경이다. IMO가 기존 신조선에만 적용하던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탄소집약도지수(CII)를 올해부터는 운항 중인 선박에 전면 확대한 까닭이다. EEXI의 경우 기준을 충족하는 선박이 전세계 약 20%에 불과하다.


EEXI는 1톤의 화물을 1해리 운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기관출력, 재화중량톤수 등 선박의 제원을 활용해 '운항 전'에 산출한다. CII는 같은 값을 선박의 '운항 후'에 산출한다. EEXI는 400톤 이상의 배에, CII는 5000톤 이상의 선박에 적용된다. IMO는 이 두 지표를 통해 선박의 탄소 배출을 관리하고 일정 이상의 탄소 배출을 초과하는 선박의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국내 선사들은 선박 해체 이슈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상태다. 우선 가장 많은 선박을 보유한 HMM의 경우 팬데믹 호황기에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을 선대에 투자하며 탄소배출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왔다. 이 덕분에 HMM의 경우 CII를 99% 충족했으며, EEXI는 연내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HMM 관계자는 "보유한 선박 101척(컨테이너선 72척, 건화물선 17척, 탱커선 12척 등) 중 99%가 CII를 충족한다"며 "현재로썬 해체가 계획된 선박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CII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1척의 선박 역시 바이오 등 다른 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팬오션 역시 내년까지 폐선 계획이 없는 상태다. 이 회사는 올해 노후한 선박 8척을 매각한 바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모든 선박이 강화된 IMO 규제를 충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폐선할 정도로 노후한 배는 없다"며 "선박들 평균 연령은 8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효율이 낮은 선박을 매각해 고효율 선박으로 교체할 계획은 있지만 2025~2026년 정도가 돼야 폐선할 정도로 노후한 배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팬데믹 기간 막대한 수익을 벌어 들인 SM상선, 대한해운, 대한상선 등 SM그룹 선사들은 상대적으로 선박 투자에 소홀했다. 하지만 당장 선박 해체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으나 당장 선박 해체 계획도 없고, 매각 역시 고려치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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