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성창기업지주 소액주주, 대표이사 해임 및 주주가치 극대화요구


[김진욱 기자] 성창기업지주(대표이사 조재민) 소액주주들이 대표이사 해임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창기업지주 소액주주모임은 "투명경영과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몇 가지 요구사항을 회사 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동안 소액주주 운동은 운영진 1~2명에 의해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모임을 결성해 체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7일 밝혔다.


소액주주모임은 회사 측에 △조재민 대표이사와 우인석 사내이사 해임 △소액주주 측 후보를 이사로 선임 △1주 당 10만원에 보통주의 5%를 유상소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선임한 김택환 감사의 정상 출근 또한 이들의 요구사항이다. 3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상근감사로 선임된 김 씨는 아직까지 감사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소액주주모임에 따르면 사측은 김씨의 자질을 검증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김씨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성창기업지주의 소액주주가 단체 행동에 나선 이유는 대주주 리스크로 주가가 회사 가치보다 낮게 형성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정해린(부산외국어대 총장)씨를 비롯해 그의 세 아들과 부인 등이 29.74%(171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성창기업지주는 지난 2002년 골프장 건설로 땅값이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되는 부산시 기장군 땅 305만㎡(시가 1,600억 추산)를 공개매각 절차도 없이 감정평가 가격인 245억원에 오너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일광개발에 팔아 헐값 매각 논란이 일었다.
또, 일광개발 주식을 고가에 사들여 배임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02년 일광개발 주식 1만8,000주를 주당 2,714원(총 4,890만원)에 자녀들에게 넘겼다가 2013년에 120배가 넘는 주당 32만8,583원(총 84억원)에 다시 사 온 것이다.


성창기업지주는 6일 종가(3만2050원) 기준 시가총액 1851억 원이다. 이는 이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평가금액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소액주주모임의 설명이다. KDB대우증권 박승현 연구원은 성창기업지주의 자산가치에 대해 "부산 다대포 본사 부지(약 15만㎡)와 거제 장승포 부지(약 36만㎡)는 3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김영옥 연구원도 "성창기업지주의 부동산 자산은 장부가보다 높게 평가돼야 한다"고 밝혔다.


성창기업지주의 한 소액주주는 "자기 잇속만 챙기는 경영진의 행태때문에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성창기업지주 측은 소액주주모임의 주장에 대해 "관련 상법을 검토한 뒤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수용하려고 한다"면서 "소액주주 측과 합의점을 찾기 위해 질의서를 보냈는데, 이에 대한 답변을 아직 받지 못해 소액주주 측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성창기업지주는 파티클보드 등 목재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창업주인 정태성 회장이 1916년 삼척탄광에 갱목을 납품하기 위해 설립한 목재소로 출발했다. 현존하는 부산 기업 가운데 가장 오래된 회사로 꼽힌다. 1960~70년대 합판 수출이 호황을 맞으면서 동명목재와 함께 부산 경제를 떠받치는 회사로 성장하기도 했다. 대주주가 회사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공격을 소액주주로부터 듣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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