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점검]
제주항공
주주환원 재개 시점 '깜깜'
①중간배당 관련 정관 수정…결손금 소거 시급, 대규모 투자비 확보 과제도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을 맞아 완전 정상화를 향해 날개를 펼쳤다. 핵심은 약화된 재무건전성의 회복이다.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화물사업으로 팬데믹 기간을 버텨온 만큼 재무 상황이 나쁘지 않다. 반면 LCC는 대부분 외부 차입에 의존해온 터라 갚아야 할 빚이 상당하다. 부채를 빠르게 털어내고 안정적인 수익구조에 기반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에 상장 LCC(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의 재무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편집자주]


(제공=제주항공)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이 중간배당 조항을 신설했지만, 주주환원 재개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팬데믹 기간 쌓인 결손금을 모두 털어내야만 배당 재원을 마련할 수 있어서다.


29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28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등 정관 변경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이에 '6월30일 0시 현재의 주주에게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는 조항(제55조의2)은 '이사회 결의로 중간배당을 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매년 특정 날짜로 정해뒀던 배당기준일 내용을 삭제함으로써 중간배당을 더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컨대 기존에는 ▲당해 상반기 실적이 집계된 이후 ▲연간 1회의 중간배당만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매 분기 실적에 따른 배당 지급이 가능해졌다.


◆항공업 완연한 회복세…올해도 견조한 실적 전망


제주항공은 LCC 황금기로 꼽히는 2018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원,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에 회사는 역대 최대인 보통주 1주당 650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2019년부터 5년 연속 무배당 기조를 유지 중이다. 2019년 '일본 보이콧' 운동으로 적자전환한 데다 이듬해 발발한 팬데믹 사태로 배당 여력을 완전히 상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항공이 지난해부터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억눌렸던 해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7240억원과 영업이익 16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5.4%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선 1343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제주항공이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전 세계 항공기 공급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회복되면서 전반적인 국제선 운임은 하락하겠지만, 수송량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올해 제주항공의 실적 컨센서스(평균치)는 매출 1조7948억원, 영업이익 1541억원, 순이익 1311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하다.


◆매년 순익 1천억 기준 결손 해소 3년…자본전입도 어려워


다만 제주항공 주주들이 실제로 배당금을 받기까지는 최소 3년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은 거둬들인 이익으로 결손금을 우선 벌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말 연결기준 결손금은 전년(5021억원)보다 1026억원 줄었든 3995억원이었다. 사실상 벌어들인 순이익의 대부분이 결손금 계정에 반영된 셈이다. 제주항공이 향후 매년 130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벌어야만, 3년 내에 결손금을 전액 소거할 수 있다.


자본잉여금 전입 등을 고려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부터 기단 운용 전략을 리스에서 구매로 전환하며 원가부담을 축소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기준 보유 중인 총 42대 가운데 구매기는 1대 뿐이다. 리스기 비중이 높은 만큼 부채도 높은데, 지난해 말 연결기준 재주항공의 부채비율은 536.5%였다. 부채비율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자본금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야 한다.


더군다나 제주항공이 기단 현대화 전략에 따라 투자비를 축적해 둬야 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B737-8 50대에 대한 직접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신기재 도입비용으로만 총 6조원, 대당 1200억원 가량이 책정돼 있다. 제주항공이 매년 2~3대씩 들여온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최소 2400억원 이상의 여윳돈을 확보해 놔야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중간배당 관련 정관을 고친 것은 금융위원회(금융위)의 '배당제도 선진화' 권고 때문"이라며 "배당 재개와 관련해 정해진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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