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CEO 생존법
김영섭號 딜레마…'검찰 기업' 논란 가속화
③28일 주총서 '낙하산 인사' 반발 움직임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1시 1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섭 KT 신임 대표이사 (제공=KT)


[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KT는 AI 기업인가, 검찰 기업인가"


김영섭 KT 대표가 딜레마에 빠졌다. 지난해 8월 말 취임 이후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전임인 구현모 대표의 측근 임원들을 퇴출하는 등 경영쇄신에 힘써왔으나 김 대표를 향한 평가는 썩 좋지 못하다. 김 대표가 검찰 출신 인사들을 고위직 임원으로 대거 영입하는 등 정권 입맛에 맞는 코드인사를 단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KT는 최근 자사의 준법경영을 이끌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위원장으로 김후곤 로백스 대표 변호사를 내정했다. 김 내정자는 서울고검장 출신으로, 지난달 29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에서 취업 승인을 받았다. 이달 정기 회의를 통해 위원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경동고와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검사로 임용된 뒤 대검찰청 정보통신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2022년 서울고검장에 올랐다. 아울러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KT가 2019년 준법 경영 확립을 목표로 구성한 독립 기구다. 그룹 내부 통제와 관련한 주요 사안을 심의·의결한다. 철저한 준법 감시를 위해 검사 출신 인사의 내정이 나쁘지 않은 선택인 셈이다. 


문제는 KT가 다소 지나치다고 할 만큼 검찰 출신 인사를 주요 요직에 앉히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KT는 지난해 11월 조직개편을 통해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사건 특검보 출신인 이용복 변호사를 법무실장(부사장)으로 영입했다. 더불어 지난 1월에는 전무급인 신임 감사실장에 '특수통 검사' 출신인 추의정 변호사를, 상무급인 컴플라이언스추진실장에 허태원 전 서울중앙지검 공안부 검사를 각각 임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해 사원부터 임원까지 전 직급에 AI 등 ICT 전문 인력을 1000여명 채용해 KT를 통신·IT 기업에서 AI 역량을 더한 AICT 서비스 회사로 만들겠다던 김 대표의 각오가 미덥지 못하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나아가 김 대표가 KT를 둘러싼 사법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인사를 강행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고 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과거 법무실장이나 감사실장 등은 검찰 출신들이 주로 등용됐던 만큼 억울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KT가 검찰 출신 뿐만 아니라 현 정권과 관련된 인사들도 대거 영입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KT는 지난해 11월 이명박 대통령 대선캠프 홍보단장을 지낸 임현규 부사장을 재영입 했다. 아울러 핵심 계열사인 KT스카이라이프 대표에 최영범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을 내정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신·IT를 본업으로 삼는 기업 특성상 ICT 전문가를 영입하는 게 적합하지만 사법리스크 관리와 법률적 자문도 필요하니 (검찰 출신 인사 등) 다양한 인사를 중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경제학의 목적은 공정성과 효율성으로, 인사에서도 유능하고 적합한 사람을 뽑아야 공정하고 효율적인 기업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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