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주담대 급증…가계부채 주범 '갑론을박'
전체 주담대 비중 미미 vs 상반기 주담대 증가 주도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3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강지수 기자]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 잡기에 나선 가운데,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 원인 중 하나로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지목돼 논란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전체 주담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인터넷은행이 과도한 주담대 영업을 펼치며 예년 대비 가파른 성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올해 상반기 가계대출이 증가한 원인으로 ▲은행들이 출시한 50년 만기 주담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정책모기지 등 3가지를 지목했다. 당국은 은행권의 가계대출 취급실태에 대한 종합 점검에 나서는 한편,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비대면 채널을 통한 주담대 확대 과정에 허점이 없는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잔액 비중은 2.6%, 상반기 순증액 비중은 34%···인뱅 "대환대출 고려해야"


인터넷은행들은 가계대출의 주범으로 지목된 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전체 주담대에서 인터넷은행 주담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 6월 말 카카오뱅크(17조3220억원)와 케이뱅크(3조7000억원)의 주담대 잔액(전월세대출 포함)은 은행권 전체 주담대 잔액(814조8000억원)의 2.6%에 그쳤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설명은 다르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취급액이 전체 잔액을 기준으로는 낮지만, 상반기 신규 취급액에서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실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는 지난 상반기에만 5조4330억원 가파르게 증가했다. 인터넷은행 두 곳에서의 주담대 증가분만 상반기 은행권에서 증가한 주택담보대출 16조원의 약 34.0% 수준에 달한다.


인터넷은행은 이같은 설명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상반기 신규 취급액 중 기존 금융사에서 갈아탄 대환대출이 절반 이상으로, 사실상 전체 주담대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 카카오뱅크가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전월세 포함) 4조9960억원 중 53.9%에 달하는 2조6935억원이 대환대출로 실행됐고, 케이뱅크 또한 올해들어 7월 말까지 신규 취급한 아파트담보대출 1조6000억원 중 50% 이상이 대환대출이라고 설명했다. 


대환대출을 제외한 상반기 인터넷은행 주담대 신규 증가분은 약 3조원으로, 같은 기간 은행 전체 주담대 순증액의 18.8% 수준이다.


◆ 특례보금자리론 '주범'인데···인뱅에 책임 전가 논란도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상반기 주담대 취급 규모를 놓고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사실상 상반기 가계대출이 증가한 주요 원인은 정부가 연초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인데, 당국이 은행과 인터넷은행에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올해 1월 말 출시한 특례보금자리론은 올해 7월 말까지 31조원 상당이 공급됐다. 올해 예상 공급액이 39조6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공급이 이뤄진 모습이다. 반면 올초부터 7월 말까지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 합계(6조7230억원)는 특례보금자리론 증가분의 21.7%에 그쳤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16일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간담회에서 특례보금자리론과 관련 "그것(특례보금자리론) 때문에 (가계)부채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것도 안 한다면 젊은 분들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특례보금자리론은 연간 목표치에 거의 차고 있고, 금리는 시장금리 등을 고려해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라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담보대출을 확대해 안정적인 구조를 만들어 놓는 게 당연할 것"이라며 "다만 인터넷은행의 출범 취지가 중저신용대출 공급이고, 정부도 가계부채 감축을 강조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증가에 대한 지적이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자산 성장률 크게 웃돌아..."과도한 자산 성장" 지적


반면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가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인터넷은행의 자산 성장 속도를 보면, 과도한 주담대 영업에 나서면서 가파르게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올해 6월 말 카카오뱅크의 자산은 50조5270억원으로, 상반기에만 11조109억원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카카오뱅크의 자산이 3조476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올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3배가 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이다.


케이뱅크의 자산 또한 지난해와 비교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6월 말 케이뱅크의 자산은 19조5505억원으로, 지난 상반기에만 2조9192억원 늘어났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자산이 전년대비 3조2977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과의 자산 성장률을 비교해 보면 차이는 뚜렷하다. 올 상반기 말 카카오뱅크의 자산 성장률은 28.2%, 케이뱅크는 17.6%였다. 반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의 자산 성장률은 평균 2%대에 그쳤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의 담보대출 확대 필요성을 감안하더라도 과도하게 주담대 영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며 "당국이 지금과 같이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을 강조하고 있는 시기에 너무 과도하게 자산을 확대한 부분은 지적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대 취급 과정에서 차주의 소득심사나 연체위험 관리 등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 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면 타 시중은행들도 뺏기지 않기 위해 영업을 확대하는 측면이 있어 가계대출에서 이와 같은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며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달리 확인할 부분이 많은데, 비대면에서는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이러한 부분들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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