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확대' 플라즈맵, 무리한 외형 성장 '부메랑'
IPO 앞두고 저가 수주 ↑…매출채권·재고자산 '손상 처리'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유봉 플라즈맵 대표이사가 지난해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간담회에서 회사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플라즈맵)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의료기기 전문 기업 플라즈맵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무리하게 진행했던 외형 성장의 부작용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영업손실 증가는 물론,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손상 처리하면서 이례적인 손실도 발생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플라즈맵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05억원으로 전년 173억원과 비교해 증가했다. 2022년 상장 당시 흑자 전환 시점을 2023년으로 예상했으나, 오히려 적자 폭이 커졌다. 올해 목표했던 189억원가량의 영업이익도 사실상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플라즈맵 연도별 영업이익 예측치·실제치. (출처=증권신고서)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플라즈맵이 상장을 앞두고 매출을 무리하게 끌어올렸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 약 30억원에 불과하던 플라즈맵 매출은 2021년 63억원으로 늘었다. 상장을 앞둔 2022년 3분기에 76억원, 온기 기준으로 133억원을 달성했다. 단 2년 만에 매출이 약 300% 성장한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매출 신장이 저가 수주를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플라즈맵이 지난 3년(2021~2023)간 기록한 영업손실은 매출액 대비 각각 168%, 130%, 160%에 달한다. 기술특례 스타트업임을 감안해 영업손실 중 연구개발비를 제외하더라도 각각 106%, 90%, 112%다. 사실상 지난 3년간 제품 판매를 통해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는 의미다.


플라즈맵이 매출 달성을 위해 진행했던 무분별한 계약은 외상 거래 대금인 매출채권의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플라즈맵은 지난해 92억원의 외상 거래 중 24억원(26%)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손실 처리했다. 2022년에도 매출채권 68억원 중 13억원(19%)이 손실로 인식됐다. 이는 상장 당시 피어그룹으로 선정했던 스웨덴 기업 게틴지(GETINGE)와 일본 기업 호지 메디칼(HOGY MEDICAL)의 매출채권 손실 처리 비율이 5% 수준도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 플라즈맵은 수익성과 신용도가 높은 계약을 중심으로 교통정리에 나서고 있다. 2022년 10월 상장 시 2132억원이었던 플라즈맵의 수주잔고는 2023년 3분기 170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3월 발표된 2023년 사업보고서에서는 영업비밀 등의 이유로 수주잔고가 기재되지 않았다. 플라즈맵 측은 이번 수주잔고 조정을 통해 현실성 없는 계약을 무효화하고, 저수익 계약의 단가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다. 


2023년 플라즈맵 주요 재고자산 평가액. (출처=증권신고서)

재고자산 역시 부담이다. 수익율이 좋은 계약은 신제품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탓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구(舊) 모델이 출고되지 않은 채 손상 처리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플라즈맵은 지난해 재고자산 101억원 중 41억원을 손실 처리했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재고 49억원 중 24억원, 원재료 재고 30억원 중 10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았다. 해당 충당금은 플라즈맵의 영업손실로 반영됐다.


플라즈맵이 상장 전·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가 벗어나길 반복했던 만큼, 관리종목 지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플라즈맵의 매출채권·재고자산 문제가 여전히 이어지는 등 외형성장의 부작용에서 온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와 같은 경영상황이 이어진다면, 플라즈맵이 또 한번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플라즈맵 관계자는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위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각종 비용도 전사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해외 동물병원 등 거래선 확대를 통해 매출을 끌어올려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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