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철, 4대 신사업 구축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코로나19 등 신사업 정착 어려워…뒤숭숭한 내부 잡음도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4일 15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4대 신사업에 대한 로드맵을 구축했지만 좀처럼 웃지 못하고 있다. 신사업들이 자리를 잡기에 시간이 필요한데다 최근에는 직장내 괴롭힘 논란 등으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고발당하기도 했다. 올해 코로나19 이슈에도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새로운 암초를 만난 모양새다.


4일 오리온 관계자는 "4대 신사업에 대한 기반을 닦아놓은 상태"라며 "코로나19 이슈로 하반기 전망이 쉽지 않지만 사업별 전략에 맞춰 잘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리온에 따르면 당초 기획했던 건강기능식식품 사업은 재검토 끝에 바이오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오리온의 바이오사업은 연내 시작할 예정이다.


백화점위주로 진행했던 초코파이하우스 등 디저트 사업은 편의점 등으로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마켓오 네이처 등 간편대용식의 경우 론칭 이후 실적 상승에 기여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제주용암수를 위시로 한 생수사업은 초반 제주특별자치도 및 제주테크노파크측과 국내 사업권을 두고 갈등을 빚었지만 국내 오프라인 유통망 공급 허용 등 오리온의 요구사항을 대부분 반영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그간 허인철 부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천명했던 4대 신사업이 9부능선을 넘긴 셈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경쟁심화 등으로 해당 사업들의 성공적인 시장안착을 장담할 수 없는데다 코로나 19라는 변수까지 생기면서 앞날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워졌다. 생수사업만 하더라도 제주삼다수와 아이시스, 백산수 등 굵직한 제품들과의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앞선 오리온 관계자도 "올 하반기 코로나19 이슈로 사업전략에 대한 고민이 많다"면서 "쉽게 내다보기 힘든 상황인만큼 제품력 위주로 시장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도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지난 3월 극단적 선택을 한 오리온 익산공장 직원 A씨가 직장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고용노동부가 결론을 내리면서 또 다른 암초를 만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여론적 질타는 물론 한 시민단체는 지난 5월 담철곤 회장을 근로기준법 위반을 방조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고발까지 했다. 사건이 장기화 양상을 띄면서 오리온의 고민도 깊어졌다는 평가다.


앞서 고인은 지난 3월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시민사회모임에 따르면 고인은 직장 상사에게 시말서 작성을 강요받았고 남성 상사에게 신체접촉을 당하는 등 성희롱도 당했다.


오리온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책임도 감수할 것이라면서도 고인의 자살 동기와 회사는 직접적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온은 또 "고인이 일에 대한 애로 사항 등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이 마땅치 않았다는 점을 알게 됐다"면서 "향후 지속적 교육과 지도를 통해 개혁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398억 원, 영업이익 97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5%, 영업이익은 25.5%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성장기조가 2분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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