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
누가 이기든 '오버행' 우려…소액주주 어쩌나
② '경영진, 주담대 상환' 또는 '파마리서치, 대규모 손절'…국민연금 손실 가능성도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16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현 경영진이나 파마리서치 등 한쪽의 대규모 지분매도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분쟁에서 진 쪽이 결국 보유 지분을 장내에서 대량으로 매도할 수 있다는 의미로, 자칫 기존 주주들에게 큰 손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파마리서치는 지난해 2월부터 10월까지 씨티씨바이오 주식 399만3125주(지분율 17.27%)를 약 432억원에 장내·외서 사들였다. 파마리서치는 자회사 플루토가 보유한 주식 25만2700주를 합치면 총 지분율 18.32%로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다.


현 경영진인 씨티씨바이오의 이민구 대표는 주식 289만4898주(11.97%)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특별관계 회사인 더브릿지가 보유한 81만2032주(3.35%)를 합치면 총 지분율은 15.32%다.


파마리서치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하는데 성공하고, 향후 기존 사내이사의 임기 만료 후 자사측 인물 선임에 성공할 경우 이사회 장악을 통해 적대적 M&A를 마무리하게 된다.


문제는 이민구 대표의 향후 행보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파마리서치가 장내매수 등으로 최대주주에 오르자, 바로 다음달인 지난해 5월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대출을 받았다. 추가 지분을 매수하기 위해서다. 대출금액은 지난 2월 기준 108억원 수준이다. 이자율은 5.95~7.0% 수준이다. 매년 이자만 수억원이 발생한다.


이 대표가 경영권을 잃으면 대출 상환 등의 목적으로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경영권 없는 단순 주식을 처분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결국 해당 주식은 시장 매물로 오버행(공급과잉) 우려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예방하려면 파마리서치가 해당 지분을 매입하면 된다. 그러나 파마리서치는 처음부터 이 대표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지 않고 장내매수를 통해 적대적M&A에 나섰다. 이미 투입한 자금만 45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경영권을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이 대표 지분을 또 매수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행보란 평가가 나온다. 처음부터 이 대표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주고 인수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을 포기해도 주주들에게 잠재적 위협이다. 파마리서치가 이미 매집한 지분이 18.32%에 달해 장내매도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파마리서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경우지만, 이 대표는 이미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만큼 추가 여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이 역시 씨티씨바이오 주주에게는 잠재적 위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마리서치가 경영권 분쟁에서 지더라도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손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물량이 많은 만큼 시장에서 소화가 어렵고 주가 급락에 따른 손실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손실이 커질 경우 파마리서치 실적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파마리서치의 주요 주주 중에는 국민연금도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5일 기준 파마리서치 지분 8.30%를 보유 중이다. 파마리서치가 실적 악화로 주가가 하락하면 국민연금 역시 손실을 피할 수 없다. 자칫 국민연금이 파마리서치 지분을 매도할 명분만 줄 수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이유는 분쟁 주체 양측의 단기 주식매집에 따른 주가 상승 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주가는 파마리서치 평균단가(1만349원) 대비 소폭 낮은 90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주가 상승분이 거의 없어 양측 모두 장내매도를 통한 액시트는 이들 뿐만 아니라 모든 주주의 대규모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파마리서치 입장에서는 경영권만 확보할 수 있으면 주가 하락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적대적 M&A를 방어하는 입장(씨티씨바이오 현 경영진)에서는 담보대출이 있는 만큼 주가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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